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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다 무섭다” 노인 위협하는 여름 폐렴

늦은 장마와 함께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여름 폐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은 폐렴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잦은 비로 습도가 높아지면 폐의 탄력성이 떨어져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폐에 남아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에어컨 사용량이 많아지는 것도 여름 폐렴 발병의 원인이다. 실내외 온도가 5~10도 이상 차이가 나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고 멸균되지 않은 에어컨 필터에 남아 있는 레지오넬라균 등에 의해 호흡기 질환이 쉽게 발병될 수 있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폐렴은 위협적인 병이다. 2013년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자 통계 자료에 따르면 폐렴으로 인한 사망은 암, 뇌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에 이어 네 번째이며, 폐렴 사망자 중 90%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폐는 우리 몸에서 필요한 산소를 받아들이고 탄산가스를 내보내는 역할을 담당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폐렴은 폐 조직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을 의미한다. 폐렴을 일으키는 원인균은 다양하지만 주로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바이러스성 폐렴은 유아와 소아가 걸릴 확률이 비교적 높다. 소아 외래 폐렴 환자 중 17%가 바이러스성 원인으로 조사됐다. 요양원에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5년간 역학조사한 결과 원외 폐렴의 16%가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이었다. 바이러스성 폐렴은 여성이 남성보다 발생 빈도가 높은 편이며 이는 성인에서 더욱 뚜렷하다. 

폐렴 증상으로는 발열과 함께 기침, 가래, 흉통, 호흡곤란 등과 같은 호흡기계 이상이 있다. 폐렴 환자 중 80% 정도는 열을 동반하며 대부분 호흡 수가 분당 20회를 넘는 상태에 이른다. 열이 높을 때에는 얼굴이 붉어지고 숨이 거칠어지며 흉통을 느끼는 사례도 있다. 또 폐에서 원활한 산소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의식이 몽롱해지고 입술이 보랏빛으로 변하기도 한다. 

노인들이 잘 걸리는 세균성 폐렴은 항생제 요법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긴 노인 환자라면 쉽게 치료되지 않는다. 또 노인 폐렴은 증상이 미미하거나 감기 초기 증세와 비슷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갑작스럽게 늑막염 뇌수막염 패혈증 등 합병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노인은 한번 폐렴에 걸리면 중증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입원기간이 일반 성인 환자보다 두 배 이상 긴 15~30일 정도다. 노인은 독감에 걸리면 폐렴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고 사망률도 높으므로 미리미리 독감이나 폐렴구균에 대한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65세 이상 노인이나 당뇨병 신장질환 심장질환 간질환 등 내과적 질환이 있는 노인이라면 매년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과 5년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통해 폐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매일경제> 김대기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