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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휩쓰는 젊은 여성CEO들

최근 외식업계에 젊은 여성 최고경영자(CEO) 바람이 거세다. 이들은 해외체류 경험과 유행 감각을 바탕으로 특히 젊은 여성층이 선호하는 업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족발ㆍ동태찜 등의 식당을 직접 오랫동안 운영했던 기존 여성 CEO들과 차별화해 `2세대 여성 CEO`로 불릴 만하다. 

`2세대 여성 CEO`의 맏언니 격은 남수정 썬앳푸드 대표다. 미국 보스턴대학 경영대를 나온 남 대표는 타워호텔 외식사업부를 분리해 1995년 회사를 설립했다. 와인과 스테이크ㆍ파스타를 판매하는 매드포갈릭을 비롯해 시추안하우스ㆍ토니로마스ㆍ세레브 데 토마토 등 6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0년간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꼼꼼하고 고집스러운 경영스타일 때문이라고 주변 사람들은 전한다. 

매드포갈릭은 기업체 등이 요청하는 케이터링(출장 연회)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 직원들이 매출 증대를 위해 해보자고 해도 남 대표는 "요리 본래의 맛이 떨어질 수 있다"며 모두 거절한다고 한다. 남 대표는 중국 외식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투자 유치에 나서는 등 제2 도약을 준비 중이다.

김여진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싱가포르에 체류하며 공차 브랜드를 처음 접하고 국내에 도입했다. 차의 당도나 차에 넣는 말랑말랑한 구슬 모양 펄의 양을 고객이 조절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이어트를 의식하는 여성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의 롤 케이크 브랜드 몽슈슈는 지난해 9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처음 입점했다. 이후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이어 최근 부산 롯데백화점에 팝업스토어 형태로 들어서 국내 진출 1년 만에 3대 백화점에 모두 입점하게 됐다. 김미화 대표는 재일교포 3세로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후 일본에서 7년가량 초등학교 교사를 했다. 딸만 다섯 명인 가정의 넷째 딸로 김춘화 몽슈슈 전무는 쌍둥이 동생이다. 

교사를 그만두고 50일간 유럽 10개국을 여행다니면서 맛본 디저트에 매혹돼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오사카의 한 호텔 매장에서 생크림 케이크 30여 종을 판매했다. 이후 가장 인기있는 제품인 `도지마 롤`을 특화했다. 현재 일본 28개, 중국 4개, 홍콩 2개 등 매장을 운영 중이며 곧 두바이에 진출할 계획이다. 

설빙의 정선희 대표는 일본에서 제빵과 푸드코디네이터 과정을 공부했다. 3년 전 창업 초기에는 `퓨전 떡카페`를 표방하며 떡 디저트 메뉴를 판매했다.

그중 떡과 콩가루ㆍ팥 등을 섞은 빙수가 인기를 끌며 빙수 브랜드로 거듭나게 됐다. 현재 국내 360여 매장을 운영 중이며 곧 중국 일본 등 해외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처럼 외식업계에 젊은 여성 CEO가 늘고 있는 것은 한식에 비해 디저트 업종은 상대적으로 오랜 경험이 없어도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서찬동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