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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치매 4년새 43% 늘어

환자 40만 명 중 71%가 여성
예방하려면 많이 걷고 읽어야

“한 시간째 왔다 갔다 한다. 할머니가 좀 이상해요.”

부산시 서구 한 파출소에 이런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이 갔을 때 할머니는 보따리 2개를 부둥켜안은 채 딸 얘기만 반복했다. 자신의 이름도, 딸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경찰이 수소문해 딸이 입원한 병원으로 향했다. 딸은 얼마 전 출산한 아이와 누워 있었다. 할머니는 보따리를 풀어 식은 밥과 미역국, 나물을 내놨다고 한다.

4년 새 이 할머니와 같은 치매 환자가 약 두 배로 늘었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2009년 21만6656명이던 치매 환자가 지난해 40만5475명으로 87.2% 증가했다. 이들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다. 집이나 요양원에 있는 경우를 더한 실제 환자는 훨씬 많다. 

심평원 자료를 보면 치매 환자는 여자(71.6%)가 훨씬 많다. 여자 비율이 해마다 조금씩 올라간다. 여자 노인 인구가 더 빠르게 증가해서다. 심평원은 지난 4년간 70세 이상 환자의 증가율이 가장 높지만 40대 미만과 40~50대도 6.5~43% 늘어 전 연령층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치매는 뇌 기능이 손상되면서 생긴다. 심평원 관계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시간과 장소에 혼동이 생기는 증상이 있으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치매 예방3·3·3수칙’을 내놨다. 3권(勸·즐길 것), 3금(禁·참을 것), 3행(行·챙길 것)으로 돼 있다. 3권은 일주일에 세 번 이상 걷기, 책·신문 읽고 글쓰기, 생선·채소 골고루 먹기를 말한다. 3금은 술·담배 안 하기, 머리 다치지 않기를, 3행은 만성병 정기검진, 가족·친구와 연락하기, 치매 조기검진을 실천하자는 뜻이다. 

서울백병원 내과 권인순(노인의학) 교수는 “뇌를 써서 ‘뇌 스트레스’를 올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능이 없어진다”며 “많이 걷고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사회적 관계를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아일보> 신성식 선임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