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travel.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9/24/2014092403062.html

두툼하니 살찐 가을 송이, 싸게싸게 갖고 가이소

울진 금강송(松) 송이축제

가을에 말이 살찌는 건 다 이유가 있다. 그만큼 제철 먹을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바닷가에선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 굽는 향기가 진동한다면, 산에선 그에 질세라 가을 송이버섯 굽는 냄새가 사람들을 유혹한다. 맛은 더 황홀하다. 달고 시고 짜고 쓰다. 온갖 맛이 입안에 맴돌다가 결국 혀끝에 알싸한 숲의 향이 남는다. 문제는 가격. 미묘하게 코끝을 자극하는 송이향에 저도 모르게 끌리듯 다가갔다가 가격표를 보고 돌아섰던 사람들이라면 반가워할 축제가 경북 울진군에서 열린다.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울진 금강송(松) 송이축제'다.

◇직판장에서 시중보다 싸게 송이 살 수 있어
국내 최대 송이버섯 산지 중 하나인 울진군에서 열리는 축제인 만큼 송이 생산자들에게서 직접 송이를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이 직판장에서는 시중보다 싸게 송이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요리용 송이를 30~50%까지 싸게 판다. 비싼 가격 때문에 송이향을 맡고도 지갑을 열지 못했던 사람들이라면 그 동안의 아쉬움을 달랠 절호의 기회다.

송이를 사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기다릴 수 없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성질 급한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먹을거리 장터도 마련돼 있다. 송이비빔밥을 비롯, 다양한 송이요리를 맛볼 수 있는 무료 시식회가 열린다. 시식만으로는 허기를 채우기 어려운 사람은 축제 기간 내내 운영되는 송이 먹을거리 장터로 가면 된다.

◇송이도 따고, 금강송 숲도 거닐고
먹고 마시는 것만이 축제의 전부는 아니다. 양식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송이는 '자연이 준 선물'이라고 불린다. 송이의 신비한 생태가 궁금한 학구파들은 송이 생태 관찰장에 들르면 된다. 자식에게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송이버섯 나는 곳을 직접 둘러보고 싶다면 송이 채취 체험 행사에 참가해보자.

울진에서 유명한 것은 송이만이 아니다. 축제 이름에 들어간 것처럼 금강송 숲 역시 울진의 명물이다. 50분가량 걸리는 산책 코스이니 체력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울진 금강송 숲은 평균 수령은 150년이고, 나무 지름이 60㎝ 이상인 금강송 1600여 그루가 있다.

◇축제 기간 인근 관광지 이용료도 할인
이번 금강송 송이축제는 울진군의 문화축제인 '38회 성류문화제'와 함께 열린다. 첫날 개막식에서는 송이를 테마로 한 송이 갈라쇼가 열린다. 그리고 울진 금강송 분재전, 미술전, 목공예 공모전 등 전시를 둘러볼 수도 있다.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축제뿐 아니라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같은 기간에 울진향토음식 전시, 울진금강송배 오픈탁구대회 및 전국남여오픈볼링대회도 열리니 구경할 거리가 풍성하다. 울진 하면 온천을 빼놓을 수 있다. 축제 기간에는 백암온천, 덕구온천 등 유명 온천뿐 아니라 성류굴 등 울진군의 주요 관광지를 30~50% 할인된 이용료로 둘러볼 수 있다. 문의 울진군청 산림녹지과 (054)789-6828

<조선일보> 권승준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