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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준이 찾은 노량진이 여긴가요"

요우커로 북적이는 수산시장
산낙지 들고 방문 인증샷
한국인 삶 체험 코스로 인기
경동시장·경리단길도 입소문

“ 요우신시엔 요우피엔이(又新鮮又便宜).”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중국인 취엔메이잉(41·여)씨 부부가 지나가자 가게 앞에 서 있던 사람들이 저마다 중국어로 “싱싱하고 싸다”며 호객을 하기 시작했다. 취엔메이잉 씨는 “원래 중국인들은 회를 즐겨먹지 않았지만 요즘엔 회를 먹는 걸 즐기기 시작했다”며 “특히 상하이의 10분의 1 가격 수준인 킹크랩은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노량진 수산시장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산하던 평일 오전·점심시간대와 저녁시간대를 중국인·홍콩인들이 메우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다. 이제는 한국관광의 필수코스다. 　중국인들이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는 건 쇼핑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 한국인의 삶을 체험해 보고 싶어서다. 니원주에(29·여)씨는 ＂시장에서 횟감을 사면 식당에서 요리해 주는 구조가 신기하다”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도민준이 수산시장에서 개불을 사는 장면을 보고 한국인의 삶에 밀접한 곳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활어, 새우, 조개, 게, 활어, 개불 등으로 가득가득 찬 수족관이 상당한 볼거리”라는 홍콩인 리민얼(李敏兒·22·여)씨는 “산낙지를 손으로 잡아보는 사진을 찍는 게 한국에 왔다는 인증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요우커들의 발길도 명동에서 노량진, 경리단길, 경동시장 등 한국의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먹고, 마시고, 노는 관광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CU가 8200개 점포를 대상으로 지난해와 올해 국경절 연휴기간(10월 1~7일) 중 은련카드(중국 카드 브랜드)사용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명동이 있는 중구의 서울 내 매출비중은 지난 해 18.1%에서 12.5%로 대폭 감소했다. 반면 이태원과 경리단길이 있는 용산구 비중은 61.6%로, 중국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경동시장이 있는 동대문구는 3.5%로 늘었다.

　하지만 관광 인프라는 아직 크게 부족하다. 홍콩인 차이동헝(蔡東恒·22·남)씨는 “서울 관광안내 페이지에는 전통 궁궐, 남대문과 동대문 시장 등만 강조하고 있다”며 “경동시장처럼 평범한 한국사람들을 볼 수 있는 곳이나 카페·클럽 등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국제관광연구센터장은 “라이프 스타일 관광은 별로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여행사에서 적극적이지 않다”며 “점점 더 눈이 높아지는 요우커들을 만족시키려면 콘텐트부터 개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중앙일보> 글=구혜진기자, 이은정 인턴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