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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암보험 더 필요한데…70대 가입률 겨우 7.5%

최씨(72)는 2년 전 위암 진단을 받고 눈앞이 캄캄했다. 몸이 아픈 것보다 당장 들어갈 치료비가 더 걱정됐다. 지난 2년 동안 수술과 항암 치료에 쓴 돈은 무려 3600만원이지만 마땅히 들어둔 암보험도 없었다. 14년 전 지방 공무원직에서 퇴직한 후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던 차에 목돈이 들어가는 치료비는 가정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결국 그는 서울에 있던 30평대 아파트를 팔고 지방에 전세로 옮겼다. 최씨는 "얼마 전 췌장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친구가 있었는데 나 역시 암의 고통을 겪어 보니 암이란 것이 한 가정을 얼마나 쉽게 흔들어 놓는지 새삼 깨닫게 됐다"고 털어놨다. 

보험개발원이 분석한 결과 2012년 말 기준으로 전체 암을 보장하는 암보험에 가입한 인구는 3131만명으로 가입률은 62.6%였다. 국민 10명 중 6명은 이런 암보험에 가입한 셈이다. 문제는 이 가입률이 연령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30ㆍ40ㆍ50대 가입률은 각각 73.8%, 74.6%, 69.9%로 평균 수치를 크게 상회한다. 이에 비해 60대 가입률은 45%에 그치고, 70대 이상은 7.5%에 지나지 않는다. 70대 이상 중 종합적인 암보험을 갖고 있는 사람이 1명도 채 안 되는 셈이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암 발생률이 높아지는데 막상 고령층으로 갈수록 암에 대한 대비는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암보험 가입률을 지역별로 보면 광주(70%) 울산(69.6%) 서울(67.3%) 등 대도시가 높은 데 비해 충남(47.4%) 강원(57.7%) 경북(56.3%)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령층의 부족한 보험 혜택은 생명보험 통계 분석에서도 나온다. 지난해 암으로 사망보험금이 지급된 2만3064명을 대상으로 12년간을 추적해 암 사망ㆍ진단ㆍ수술ㆍ입원 보험금 수령 내역을 조사한 결과 60세 미만은 평균 8944만원을 받았고, 60세 이상은 2793만원에 그쳤다. 암 사망ㆍ진단ㆍ수술ㆍ입원 보험금 중에서 60대 미만은 평균 3.2개를 받은 반면 60대 이상은 2.2개에 그쳤다. 특히 60세 미만은 암과 관련해 사망ㆍ진단ㆍ수술ㆍ입원 보험금을 모두 수령한 비중이 51.1%로 가장 높았고 사망보험금만 받은 경우는 9.4%에 그쳤다.

이에 비해 60세 이상은 사망ㆍ진단ㆍ수술ㆍ입원 보험금을 모두 수령한 사람은 23.5%에 그친 반면 사망보험금만 수령한 사람이 전체의 43.8%로 가장 높았다. 암 진단ㆍ수술보험금을 받은 사람만을 대상으로 평균 수령액을 살펴봐도 60세 이상이 60세 미만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고령층으로 갈수록 암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며 "암 같은 중대 질환은 보험 등의 효용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김규식기자 / 김대기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