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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기 없는 수목원' 곤지암 화담숲

한 달 뒤면 겨우내 문 닫는 수목원
곤지암 화담숲은 여느 수목원과 많이 다르다. 가장 다른 점이 수목원이 들어선 자리다. 곤지암 화담숲은 곤지암리조트 옆에 있다. 정확히 말해 스키장 슬로프 오른편 산사면에 들어서 있다. 해발 512m 발이봉 자락 16만㎡(약 5만 평)에 수목원이 들어앉아 있다.

수목원은 대체로 평지에 자리한다. 그러나 곤지암 화담숲은 제법 경사가 있는 산자락에 기대어 있다. 산등성·기슭·골짜기를 따라 수목원이 조성됐다. 그래서 곤지암 화담숲은 수목원 같지 않다. 무시로 산책 나오는 동네 뒷산처럼 자연스럽다. 수목원의 나무 대부분을 사람이 심었지만, 애초부터 여기에 살았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지난해보다 올해 더 자연스러웠고, 내년이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수목원이 자리 잡은 곳이 특이하다 보니 다른 수목원에는 없는 시설이 있다. 우선 수목원까지 가는 방법이 다르다. 자동차를 타고 수목원 어귀 주차장까지 갈 수도 있지만, 곤지암리조트 E/W빌리지 옆에서 리프트를 타고 수목원 입구까지 올라갈 수 있다. 리프트가 설치된 일대가 스키 시즌이 되면 어린이용 슬로프로 변신한다. 리프트는 무료로 운행된다.

수목원 내부에는 모노레일이 다닌다. 수목원 아래쪽 이끼원 입구에서 발이봉 능선까지 운행하는데 올라갈 때만 탈 수 있다. 관람객 대부분이 모노레일을 타고 정상까지 올라간 뒤 숲길을 따라 걸어서 내려온다. 제법 경사가 있지만 데크로드가 잘 돼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도 다닐 수 있다. 모노레일을 타지 않아도 된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걸어서 오르는데 20∼30분이면 충분하다. 단풍을 만끽하려면 쉬엄쉬엄 걸어서 오르는 것도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 남아있다. 곤지암 화담숲은 11월 말까지만 문을 연다. 해마다 12월1일부터 이듬해 3월 말까지는 문을 닫는다. 곤지암 화담숲은 관람시설 이전에 생태계 복원을 위한 현장 연구시설이기 때문이다. 수목원 곁에 있는 곤지암리조트가 스키 시즌에 돌입하는 상황도 고려됐다. 곤지암 화담숲에 들어갈 수 있는 날도, 이제 한 달밖에 안 남았다.

<중앙일보> 글,사진=손민호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