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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오르자 건보료까지 … 4년새 32% 부담 늘어

전셋값이 줄기차게 오르고 있다. 전세가 오르면 세입자의 선택은 두 가지다. 대출을 받아서라도 올려주거나 아니면 이삿짐을 싸야 한다. 그런데 같은 전셋집에 계속 살든 다른 데로 이사가든 전셋값을 올려줄 때 유의해야 할 게 있다. 건강보험료가 따라 올라가기 때문이다. 약 260만 세대의 지역가입자는 ‘전세(이하 월세 포함) 건보료’에 직격탄을 맞는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전세 건보료가 3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건보료 인상률(12%)을 감안해도 20%가 더 올랐다는 뜻이다. 전세 건보료 납부 세대는 2010년 295만8954세대에서 올 9월 255만여세대로 줄었다. 반면 세대당 전세 건보료는 8184원에서 1만824원으로 32.3% 올랐다.

전세 건보료는 전체 지역가입자의 34.3%가 낸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약자들이 많다. 이들은 “빚 내서 전세를 옮겼는데, 왜 건보료가 오르느냐”고 항변한다.

강동구에 사는 강모(41)씨는 자녀 학교 때문에 이사하면서 전세가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이 됐다. 전세금 상승 때문에 월 건보료가 1만2820원이 늘었다. 전세금 대출을 받아 이사를 할 경우에는 대출금 공제가 안 된다.

본인 소유의 집이나 오피스텔·상가(땅은 제외) 등 건축물이 있는데 전세를 살면 전세 건보료를 안낸다. 건축물에 재산건보료를 낸다고 간주해서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박모(40)씨는 올 8월 충북 음성군 농가주택(과표 100만원)을 팔면서 건보료가 7만7090원 뛰었다. 지금 사는 전세(3억4000만원)에 건보료가 새로 부가됐기 때문이다.

전세금이 오른다고 화가 나서 집을 사면 건보료가 왕창 오른다. 서울 강서구 정모(50)씨는 올 초 108.9㎡ 아파트에 2억5000만원 전세를 살다 집주인이 월세로 전환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빚을 얻어 인근에 같은 면적의 아파트를 샀다. 그랬더니 건보료가 4만원이나 올랐다. 자가(自家)는 과표 전액에 부과한다. 500만원 공제나 부채 공제가 없다. 가령 1억원 전세를 살다 같은 과표의 집을 사면 건보료가 4만1900원에서 9만7600원으로 오른다.

전문가들은 우선 ▶전세금 기초 공제액을 올리거나 ▶반영률(30%)을 낮추고 ▶부채 인정 범위를 확대하자고 대안을 제시한다. 장기적으로 자동차-재산건보료 순으로 없애 소득 중심으로 건보료를 매기자고 권고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전세·월세를 사는 사람들은 취약계층이 많다”며 “기초생활보장제 수준으로 재산공제액(3800만~5400만원)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아일보> 신성식 복지선임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