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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씩 줄고 있는 자궁경부암, 20대만 5% 증가
“암 발생 주요 원인은 흡연”
20대 여성 흡연 15년 새 78%↑
자궁내막암 증가, 60대 1.8배
20대 여성들의 흡연율·음주율이 여성 중에서 가장 높다. 간접흡연에도 가장 많이 노출되고 고위험 음주(5잔 이상 주 2회)를 즐긴다. 알코올 남용률이나 의존율도 가장 높다.
이런 건강습관이 일부 여성에게 암을 야기한다. 자궁경부·자궁내막·유방·위암이 대표적이다. 회사원 박모(27)씨는 지난해 여름 직장 건강검진에서 자궁경부암이 발견돼 수술을 받았다. 스무 살부터 하루 반 갑 정도 담배를 피웠다. 술을 좋아해 일주일에 서너 차례 마셨다. 대학 시절부터 아침을 먹은 적이 거의 없다. 박씨는 “6개월 정도 생리불순이 계속됐는데도 ‘젊은데 별일 있겠나’라고 여긴 게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은 1999년 이후 연평균 3.9%씩 줄고 있다. 하지만 20대만 매년 4.9% 증가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자궁경부암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흡연을 지목한다. 흡연 여성이 암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에 비해 1.5~2.3배 높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여성 흡연율은 9.1%로 98년보다 78.4% 증가했다. 30대(53.3%)·40대(40.9%)에 비해 월등히 높다.
자궁 안쪽에 생기는 자궁내막암도 20대 여성에게 문제다. 99~2011년 8.8% 늘어 증가율이 가장 가파르다. 60대(4.8%)의 1.8배에 달한다. 비만과 음주 탓인지 20대 여성 유방암 환자도 적지 않다. 2011년 인구 10만 명당 5.5명이 유방암에 걸렸다. 월간지 기자 정모(28·여)씨는 지난해 11월 유방암 2기 진단을 받고 왼쪽 가슴을 절제했다. 은행원 허모(27·여)씨도 지난해 10월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 왼쪽 가슴 일부를 떼냈다. 두 사람 모두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잘못된 식습관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20대 여성은 암에 무감각하다. 국립암센터가 올 8월 성인 1000명을 설문조사 한 결과 20대 여성 중 암 조기 검진을 받은 사람이 11.4%에 불과했다. 남녀 통틀어 가장 낮았다
20대 여성은 외모 지상주의를 좇아 무리한 다이어트를 한다. 손모(28·여)씨는 최근 결핵이 재발했다. 살을 빼려 평소 밥을 한두 끼만 먹었다. 운동은 따로 안 했다. 손씨는 “끼니를 거르는 생활습관을 고치지 못해 다시 재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20대 여성 결핵환자는 인구 10만 명당 158명으로 30~50대보다 많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관계자는 “20대 여성들이 운동할 수 있게 대학이나 사회가 여건을 만들어 스트레스를 풀어 줘야 한다”며 “특히 대학이 움직여서 학생들이 건강을 실천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자극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아일보> 특별취재팀=신성식 선임기자, 박현영·장주영·김혜미 기자 | 사진=강정현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