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1/18/2014111804300.html

보험료 인상 불보듯… 癌·연금보험 연내 가입 유리

주부 김수영(43)씨는 암 보험에 가입하려고 만난 보험 설계사에게 "이왕 드실 거면 망설이지 마시고 빨리 드시는 것이 유리하다"는 말을 들었다. 올해 말에 질병 발생률과 평균수명을 반영한 기준 표가 3년 만에 개정되기 때문에 내년부터 암 보험료가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고 이 설계사는 설명했다. 김씨는 여러 보험사 상품을 여유 있게 따져보고 가입하려고 했지만, 설계사의 말을 듣고 마음이 급해졌다. 이 설계사의 말이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이다.

보험사가 축적한 사망 및 질병 발생 통계를 반영해 보험료 산출에 적용하는 경험생명표(참조순보험요율) 개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내년에 각종 보험상품의 보험료가 올라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만들어 금융 당국의 승인을 받는 경험생명표는 3년마다 바뀐다. 올해 말 생명표가 개정되면 이 통계는 내년 상반기쯤 보험료에 반영될 예정이다. 또 보험사가 책임준비금에 적용하는 표준이율이 시장 금리를 반영해 내년 초 인하되면 이것도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평균수명 증가로 연금·암 보험료 오를 전망
평균수명이 늘어나면 연금을 받는 기간도 늘어난다. 같은 돈을 냈는데 더 오랫동안 연금을 받아야 한다면 한 번에 받는 연금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평균수명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며 과거 경험생명표가 바뀔 때마다 연금 보험료는 약 10%씩 인상돼 왔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연금보험은 가입 시점의 경험생명표를 만기까지 적용받기 때문에 일찍 가입할수록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표준이율 인하도 보험료 상승 요인
통상적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나면 사망했을 때 보험금이 지급되는 사망 보험은 보험료가 내려간다.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시기가 뒤로 늦춰지기 때문에 보험사가 적립된 보험료를 더 오래 굴려 이윤을 낼 수 있어서다. 그런데 내년에는 '평균수명 증가=사망보험료 인하' 공식이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보험료 산출의 또 다른 기준인 '표준이율'이 내년 초 인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장금리를 반영한 내년 초 표준이율은 현재 3.5%에서 3.25%로 내려갈 예정이다. A 생명보험사 경리 담당 임원은 "0.25%포인트 표준이율이 내려가면 보험료가 7% 정도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 생명보험이나 종신보험처럼 가입기간이 긴 보험일수록 보험료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경험생명표 개정으로 인한 사망보험료 인하 효과가 표준이율이 내리면서 상쇄될 뿐 아니라, 오히려 보험료가 오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표준이율 인하는 통상적으로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온 측면이 있다. 그러나 소비자 충격이 크지 않도록 급격한 보험료 인상을 자제하도록 보험사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김신영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