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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도 고민도 공유… "우린 서로의 경쟁자이자 지원군"

◇서울대 쌍둥이 전해은·전해진
갑자기 곱창이 먹고 싶었던 전해은씨는 쌍둥이 동생 전해진씨에게 '뭐하냐'고 문자를 보냈다. 돌아온 답은 '곱창 먹으러 갈래'였다. 두 사람은 생각마저도 똑같은 가장 친한 친구, '베프'(베스트프렌드의 준말)다.

1분 먼저 태어난 언니는 해은씨지만 실제 언니 노릇을 하는 건 해진씨다. 해진씨는 어릴 때부터 항상 차분하고 묵묵하게 제 할 일을 해냈다. "해진이가 하는 대로 따라 했다"는 해은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전교 200등이었던 성적을 1년 만에 전교 2등까지 끌어올렸다. 전교 1등은 물론 해진씨의 차지였다.

전씨 자매는 "대학에 온 지 1년이 다 됐지만 아직도 서울대 정문을 볼 때마다 '우리가 여기에 같이 왔다니'하는 생각이 들어 신기하다"고 입을 모았다.

"해은이를 볼 때마다 '쟤는 저렇게 활발한데 난 왜 이렇지?'하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자학했어요. 그런데 입시를 치를 때 해은이는 제가 잘 되면 저보다 더 기뻐하고, 제가 잘 안 되면 막 울더라고요.(웃음) 덕분에 마음이 많이 열렸죠. 둘이 같은 캠퍼스에 있다는 것도 참 좋아요."(전해진)

◇삼성맨 쌍둥이 이상근·이상용
이상근(울산마이스터고 산업설비과 2년)군과 이상용(울산마이스터고 전기시스템제어과 2년)군은 올해 초 나란히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군 형제는 고교 진학 전까지 고향 부산에서 살았다. 두 사람은 "책상에 가만히 앉아있는 걸 싫어하는 우리 적성에는 인문계고교보다 마이스터고가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일반 교과목 외에 마이스터고에서 배우게 되는 전공과목은 만만찮은 난관이었다. "과마다 정원이 40명이에요. 1등을 해도 내신 상위 2.5%죠. 대기업이 요구하는 내신 40% 수준을 맞추려면 10등 안에는 들어야 해요. 한 명을 제칠 때마다 갈 수 있는 기업이 달라지죠."(이상용)

첫 시험 결과에 충격을 받은 상근군은 "열심히 했다는 말이 부족할 만큼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군 형제의 의지를 강하게 만든 건 부모의 믿음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집에서 나와 사는데 성적까지 엉망이니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싶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겼죠."(이상근)

취직 후 상용군은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해 삼성전기 중국 공장에도 나가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상근군은 삼성중공업의 연수 프로그램 인 '보물지도'(코르크판 등에 자신의 미래 계획을 표현하는 것)에 참여하며 졸업 후 베트남 여행에 도전하겠다는 꿈이 생겼다. "항상 같이 있지는 못해도 든든한 기분이 들어요." 상용군의 말에 상근군이 화답했다. "맞아요. 그래서 베트남 여행은 저 혼자 가보려고요."(웃음)

<조선일보> 이해나 맛있는공부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