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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 가입 늦을수록 손해… 내달부터는 月지급금 8만원 줄어

대전에서 5억8200만원짜리 주택에 사는 김모(71)씨는 주택금융공사에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매달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 상품에 가입했다. 김씨는 가입과 동시에 매달 170여만원을 받게 됐다. 그런데 김씨가 연초부터 주택연금에 가입한 이유가 있다. 2월에 가입할 경우, 같은 주택일지라도 주택연금을 통해 받는 월 지급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주택을 담보로 평생 연금을 받는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 상품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달 말까지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택금융공사가 초저금리·주택가격 저하·수명 연장 등의 이유로 주택연금의 월 지급금을 2월부터 평균 1.5%가량 줄이기 때문이다. 1월까지 주택연금에 가입할 경우 기존의 월 지급금을 수령할 수 있다. 2007년부터 시행된 주택연금은 9억원 이하의 주택(부부 기준 1주택)을 보유한 만 60세 이상 은퇴세대가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수령하는 상품이다.

◇5억 주택, 2월엔 매달 연금 8만원 줄어
주택금융공사가 최근 발표한 새로운 주택연금 월 지급금 계획에 따르면, 60대는 2월 이후에도 월 지급금이 삭감되지 않거나 삭감 폭이 크지 않다. 60대가 2월에 주택연금에 신규 가입해 1억원의 주택을 맡길 경우 매달 수령액(22만8000원)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또한 연령이 높을수록 월 지급금 삭감 폭이 커진다. 5억원의 주택을 가진 70대가 1월까지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166만6000원을 매달 수령한다. 그러나 2월에 신청할 경우 매달 164만4000원을 수령하게 되어 2만2000원이 줄어든다. 80세는 1월 중에 신청하면 매달 260만9000원을 받지만, 2월에 신청할 경우엔 252만9000원으로 줄어들면서 8만원이나 깎인다. 연간으로는 약 96만원의 연금을 덜 받게 되고, 10년 동안 960만원을 수령하지 못하는 셈이다.

◇집값 상승률은 낮아지고 기대수명은 늘어

주택연금의 월 지급금은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삭감되어 왔다. 오는 2월에 신규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70대(3억 주택 가정)의 월 지급금은 98만6000원이다. 3년간 월 지급금이 5만3000원 줄어든 것이다. 이는 2012년 월 지급금을 3.1% 하향 조정한 데 이어, 2013년(2.8%), 2014년 1월(0.6%) 등 매년 전년 대비 월 지급금을 줄였기 때문이다.

월 지급금이 줄어든 이유는 주택 가격 상승률이 떨어지는 반면 수명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2007년만 하더라도 주택가격 상승률이 연 3.5%였지만 2012년엔 3.3%로 낮아졌고, 2014년에는 2.9%로 더 하락했다. 올해는 2.7%로 상승률이 더 떨어질 전망이다. 반면 만 60세 이상 은퇴 세대의 수명은 길어지고 있다. 국민생명표에 따르면, 2011년만 하더라도 70대 여성의 남은 기대수명은 17.57년이었지만, 2013년에 17.98년으로 올랐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주택 가치가 떨어지면 주택을 현금으로 유동화시킬 액수가 줄어드는 반면, 수명이 증가해 연금을 오래 지급하려면 주택금융공사의 리스크가 커지게 된다"며 "월 지급금은 내년에도 줄어들 가능성이 큰 만큼, 이달 내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이신영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