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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노후지갑은 플러스? 마이너스?

국내 한 대기업 임원으로 재직 중인 오(51)씨는 최근 가계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다 깜짝 놀랐다. 지난해 아내에게 가져다준 연봉이 약 1억6000만원인데, 그중 무려 1억2000만원이 지출로 나간 것이다.

오씨는 “적어도 1억원은 저축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서 큰 충격을 받았다”며 “내년에는 큰아들이 대학을 가서 지출 규모가 늘어날 거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제 회사를 그만둘지 모르는데 그동안 연봉만 믿고 노후 대책에 소홀했던 것 같다”며 “지금부터는 노후 재테크에 ‘올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는 한국이지만 노후 대비책은 제대로 세워져 있지 않은 게 사실이다.

오씨처럼 억대 연봉을 받는 직장인은 노후 재테크 시작 시점이 조금 늦어도 짧은 시간 내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직장인들은 다르다. 사회 초년병 시절부터 돈을 모았으면 모르겠지만, 자녀를 키우면서 월급 내 지출을 하기도 빠듯하다 보니 노후 대비는 꿈도 못 꾼다.

그러다 보니 한국 노인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제 노인인권단체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HelpAge International)’이 매년 내놓는 ‘글로벌 에이지워치 지수(Global agewatch index)’에 따르면 한국 노인의 ‘삶의 질’은 전 세계 67위에 불과하다.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은 10위다. 특히 소득보장 부분만 놓고 보면 한국 노인 삶의 질은 90위까지 추락한다. 품위 있는 노후를 전혀 즐기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재테크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초점은 ‘어떻게 할 것이냐’에 맞춰진다. 은행·증권사 개인자산관리(PB)센터에 따르면 고소득층의 경우 은퇴 후 500만~1000만원 정도의 현금이 매달 지급되길 희망한다. 중산층의 경우 최소 300만원이 매월 생겨야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비롯한 여러 가지 여건이 악화되면서 현금흐름을 창출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코스피는 연초부터 유럽발 그리스 악재와 유가 급락 등에 휘말리며 1800대까지 밀린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국내 주식형은 물론 해외 펀드까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 초저금리 시대에 들어서면서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1%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자소득 감소는 노년층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매일경제> 이유섭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