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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세 오병우, 초등생 바둑王

"우승해서 많이 기뻐요.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꼭 최철한 사범님같이 훌륭한 프로 기사가 되고 싶습니다." 제3회 열린바다배 전국어린이바둑왕전서 정상에 오른 직후 오병우(산본 곡란초 5년)군이 밝힌 우승 소감이다. 오병우는 K바둑 스튜디오서 벌어진 결승서 김주형을 따돌리고 6전 전승으로 정상에 섰다.

2003년 4월생으로 만 11세에 불과한 오병우는 지난해 세계마인드스포츠 최강부 및 맑은샘배 우승, 한화생명배 준우승에 이어 벌써 화려한 수상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산본진석도장에서 그를 지도해온 전영규 六단은 "판을 짜 나가는 공간 개념이 비상하다"고 칭찬했다. 초등 1학년 때 집중력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동네 바둑교실에 갔다가, 그의 재주에 반한 원장의 권유로 2개월 만에 전문도장으로 옮겼다는 일화의 주인공이다.

열린바다배는 프로 기사를 꿈꾸는 전국 초등학생들이 대상. 해마다 중학 진학 또는 새 학년 진급 직전에 열려 다른 어느 대회보다 분위기가 뜨겁다. 시도협회 추천을 받은 지역 대표 16명, 초등학생 상위 랭커 16명 등 32명만 초청돼 '미리 보는 영재 입단 대회'로도 유명하다. 영재 입단 대회는 만 14세 이하 대상 프로 등용문으로 현재 중학 2년생들이 데드라인이다.

올해 대회엔 김선기(4조), 최윤상(5조·이상 2002년생), 문민종(6조·2003년생) 등 연구생도 3명이나 출전했다. 초등학생 랭킹 1, 2위를 다투는 현유빈 최윤상, 1회 열린바다배 우승자 김선기(이상 2002년생) 등도 이번 대회서 중도 탈락했을 만큼 초등학생 상위권은 군웅할거의 양상이다. 2004년생 권효진이 8강까지 올라 주목받았고 2005년 태어난 박경준 원제훈에게도 시선이 집중됐다.

영재 입단 대회 연간 선발 인원은 올해부터 1명이 늘어난 3명(4월 2명, 8월 1명). 한종진 九단은 "2001년생(현재 중2) 중에 강자가 많아 만약 초등학생 영재 입단자가 나온다면 대단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열린바다배 후원자인 ㈜일등수산 강금채 회장은 "중국·일본 등 외국 어린이들도 초청해 대회를 국제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년도 우승자인 송민혁(연구생 4조)은 이날 최철한 九단에게 정선(定先)으로 도전했으나 패했다. 열린바다배 우승자는 이듬해 대회 때 자신이 숭배하는 프로 기사를 초청, 한 판 지도받는 특전이 주어진다. 올해 우승한 오병우는 영재 입단 1호 프로인 신진서 二단을 내년에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