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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일시 수령 대신 … 15년 이상 나눠 받게 해야

소득 수준이 중간 이상인 직장인이 퇴직 뒤 국민연금·기초연금·퇴직연금을 모두 받더라도 소득대체율이 45%에 그친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들이 매달 받는 연금액이 은퇴 전 월급여(생애평균소득 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 관계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노후소득 안정을 위한 근로자 퇴직연금제도의 발전 방안’ 보고서를 냈다. 여기에는 생애평균소득이 중간층 이상(소득 상위 1~70%)에 해당하는 대졸 직장인이 은퇴 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만 받을 경우 소득대체율이 평균 30%안팎에 그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이 퇴직금을 종신연금방식으로 받는 퇴직연금으로 전환하면 소득대체율은 45%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50·60대 퇴직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퇴직자의 93%가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아 그중 대부분을 생활비와 대출금 상환, 자녀 교육비·결혼자금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년도별로 구분해보면 3대 연금의 소득대체율은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1955년~59년생)가 39%로 가장 낮았다. 이후 64년~74년생 세대에서 49%까지 올랐다가 79년~89년생 구간에선 다시 45%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기업와 근로자에게 퇴직연금에 추가로 돈을 적립할 경우 세제혜택을 주는 등의 정책으로 퇴직연금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해외 선진국처럼 퇴직금을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받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퇴직연금 적립금의 75%는 무조건 연금방식으로 지급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연금연구센터 관계자는 “국민연금만으론 노후 자금 마련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퇴직연금의 역할이 중요하다. 퇴직금 일시금 수령을 막아 15년 이상은 연금으로 받도록 강제화하는 등 정부가 획기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이에스더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