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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불청객 春곤증…음식으로 잡자

서울에서 홍보회사에 다니고 있는 이(33)씨는 얼마 전 크게 교통사고를 냈다. 나른한 오후, 자신도 모르게 졸며 운전을 하다가 앞차와 세게 부딪친 것이다. 이 추돌 사고로 이씨는 3주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앞차 수리비는 물론 운전자 치료비, 3주 동안 회사를 나가지 못한 것 등을 따지면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이씨는 "날이 따뜻해지다보니 나도 모르게 깜빡 졸았다"며 "춘곤증이 심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비단 이씨만의 일화가 아니다. 4월이 되고 본격적으로 기온이 오르면서 춘곤증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춘곤증을 이겨낼 수 있는 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춘곤증의 원인은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겨우내 추운 날씨에 잔뜩 움츠렸던 신체가 따뜻한 봄날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호르몬 중추신경 등에 미치는 자극의 변화로 나타나는 일종의 피로라고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피로감,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과 함께 직장인이면 누구나 일어나기 힘든 아침이 더욱 힘들어지게 되는 증상도 나타난다. 운동부족이나 과로가 쌓인 사람에게서 유독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춘곤증은 이처럼 신체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질병이라고 볼 수 없지만 이를 가볍게 넘겨버리면 간염, 결핵 등 증상이 비슷한 다른 중요한 질병의 초기 신호를 놓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므로 심할 때는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춘곤증에는 비타민 B1과 비타민C가 많은 음식을 챙겨먹는 것이 좋다. 봄철에는 신체의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면서 비타민 소모량이 겨울철과 비교했을 때 3~5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비타민 부족으로 인해 피로감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비타민B1이 많이 포함된 식품으로는 보리, 콩, 땅콩, 잡곡류, 견과류 등이 있다. 비타민C는 채소류나 과일류, 달래, 냉이 등 제철음식인 산나물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특히 제철을 만난 달래, 냉이, 봄동 등의 봄나물은 비타민도 풍부할 뿐 아니라 무기질과 칼슘 등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다. 냉이는 채소 중 단백질 함량이 높을 뿐 아니라 비타민C와 무기질 함량도 높다.

비타민C가 많은 음식으로는 딸기가 좋다. 하루 딸기 4개만 먹어도 신체에 필요한 비타민을 모두 섭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아침을 먹고 난 뒤 녹차를 마시는 것도 추천한다. 녹차는 비타민B1과 비타민C가 골고루 들어 있어 춘곤증 예방에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점심은 생선이나 육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저녁에는 곡류, 과일 등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숙면을 취하는 데도 유리하다.

<매일경제> 원호섭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