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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산역에 평화공원… 東·西獨 오간 열차 전시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통일부, 경기도와 함께 오는 10월 경기 파주 도라산역 1000㎡ 공간에 평화공원을 조성하고, 독일 베를린시 등이 기증한 화물열차와 베를린 장벽 등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지으려는 DMZ세계생태평화공원과는 다른 것으로, 역사 내 공간에 조성하는 것이다.

코레일 측은 "평화공원 후보지로 정부가 복원 사업에 착수한 경원선의 강원 철원 백마고지역이나 월정리역, 경기 연천 신탄리역도 고려했지만 접근성과 독일 측 의견 등을 감안해 도라산역으로 정했다"며 "장기적으로 2017년 말 복원 예정인 경원선 최북단 월정리역에도 추가로 공원을 조성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개장식에는 요아힘 가우크(Gauck·75) 독일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다. 가우크 대통령은 "오는 10월 3일은 통독(統獨) 25주년이기도 하다"며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을 찾아 독일의 통일 경험을 전달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우크 대통령은 동독의 민주화 운동가로, 2012년 동독 출신으로 처음 대통령이 됐다.

도라산역은 비무장지대를 불과 300m 앞둔 곳에 있는 경의선 남측 구간의 최북단 역으로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안에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으로 시작된 경의선 복원 사업에 따라 2002년 문을 열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도라산역을 방문해 연설하고 철도 침목에 서명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개성공단을 오가던 화물열차가 2008년 끊기면서 한산했던 역은 작년 5월부터 하루 한 번 'DMZ 관광열차'가 다니면서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하지만 도라산역이 갖고 있는 상징성에 비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에 들여오는 화물열차는 1980년대 서베를린과 동베를린을 오가며 양측의 소식을 전하던 미군 우편열차 1량이다. 독일 분단 당시 운행했던 열차를 국내에 들여오는 것은 처음이다. 국내에 들여올 베를린 장벽은 가로 1m, 세로 3.6m 크기다. 코레일은 이 장벽 옆에 모형 장벽을 만들어 통일에 대한 희망을 기록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그 외 기증품은 독일을 갈랐던 철조망 30개와 동독 철도 경찰 제복, 통관 물품 등이다. 독일 베를린 관광청으로부터 통독 관련 사진 300여장도 기증받아 전시할 예정이다. 코레일은 공원에 2007~2008년 개성공단을 오갔던 국내 화물열차도 함께 전시할 계획이다.

<조선일보> 최종석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