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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 국민연금’ 해법은 평균소득·소득상한선 높이기

노후에 국민연금을 많이 받으려면 오랫동안 보험료를 많이 내야 한다. 그러나 보험료를 오래 많이 내는 것에 비례해 연금액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5월 말 현재 국민연금 10~19년 가입자의 월평균 연금액은 41만원, 20년 이상 가입자는 88만원이다. 최저생계비(1인 가구 62만원, 2인가구 105만원)에도 못 미친다. 그래서 ‘용돈연금’이라고도 불린다.

국민연금은 본인 소득(B값)만 가지고 연금액을 산정하지 않는다. 전체 가입자의 3년 치 평균소득(A값)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A값과 B값의 평균이 연금 산정의 기초가 된다. 올해 A값은 204만원이다. 만약 본인 소득이 150만원이라면 177만원((204+150)/2)이 기초가 된다. A와 B가 클수록 연금이 올라간다. 본인 소득이야 정해진 것이고, 문제는 A값이다. 

미국·스웨덴 등 선진국들도 보험료 부과 소득의 상한을 둔다. 세금이 아니어서 무한정 보험료를 매길 수 없다. 한국은 지나치게 낮다. 1995년부터 2010년 6월까지 상한선을 360만원으로 묶어뒀기 때문이다. 상한선이 오르면 보험료가 오르고 연금 지출이 늘어나 재정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했다. 2010년 7월 A값 상승률만큼 자동적으로 상한선이 오르게 제도가 바뀌었다. 하지만 ‘15년 방치’의 그림자가 너무 커 상한선이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14.1%에 해당하는 233만 명이 상한선 이상 소득구간에 속한다. 15년 방치로 인해 국민연금 액수가 2005년 5월 38만원(10~19년 가입자 기준)에서 올해 41만원으로 3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일부 지역가입자의 소득 축소 신고도 A값을 낮추는 요인이다. 지난해 12월 현재 직장가입자의 평균소득은 237만원, 지역가입자는 120만원이다. 10년 동안 ‘직장’은 30.2% 올랐지만 ‘지역’은 13.2%밖에 오르지 않았다. 선진국은 지역가입자의 비중이 10%도 채 안 되지만 한국은 40%(보험료 납입자 기준은 18%)에 달해 A값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 2010년 9월 월 60시간 이상 단시간근로자가 직장가입자로 가입하기 시작했고, 2012년 저소득 근로자(10인 미만 사업장)의 보험료 절반을 국고에서 지원해 158만 명이 신규 가입한 점도 A값 상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물론 두 사업이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상당히 기여한다. 

소득 상한액 조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연금연구원 제도연구실장은 “상한액을 단번에 올리기는 어렵다. A값이 오르면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 재정 지출이 증가한다. 상한액 조정 필요성은 있기 때문에 2018년 국민연금 재정재계산 때 얼마나 한꺼번에 올릴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신성식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