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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생계형창업…`깜깜`한 베이비붐세대

일산에 사는 A씨(55)는 올해 초 회사를 퇴직하면서 생계를 위해 거주지 인근에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개업했다. 개업에 들어간 비용은 3억6000만여 원. 이 중 2억6000만원은 퇴직금과 여유자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1억원은 은행을 통해 가맹적 협약대출을 받았다.

올 6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이 1년 전보다 24조원 이상 증가했다. 대출잔액 중 50대 이상의 비중이 가장 높아 퇴직 단계인 베이비붐 세대가 노후를 위해 음식점 같은 생계형 자영업을 창업하거나 임대업 등에 나선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222조904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3%(24조3647억원)나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과 가계대출이 7~8% 정도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증가 속도가 빠르다. 또 2013년 6월~2014년 6월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폭인 16조6000억원(9.1%)에 비해서도 많다.

올 상반기 개인사업자가 받은 신규 대출은 51조94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나 증가했다. 특히 분기별 신규 대출은 작년 2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는 20조~22조원대에 머물렀으나 지난 2분기에는 29조원을 넘어섰다.

6월 말 기준 개인기업 대출잔액을 연령별로 분석하면 50대 이상이 빌린 돈이 61%를 넘어선다. 이 같은 수치는 은퇴시기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가 노후 등을 위해 생계형 창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자영업 창업의 성공률은 높지 않다. 국세청에 따르면 2004∼2013년 개인사업자 창업은 949만개, 폐업은 793만개였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작년 2분기 0.7%에서 올 2분기에는 0.58%로 내려갔다. 하지만 은행연합회에 등록된 개인사업자 채무불이행 건수는 작년 2분기 15만5486건에서 올 2분기 22만2971건으로 늘었다.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창업준비 교육을 충분히 제공하고 창업 업종 쏠림 현상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창업 문턱이 낮은 유통업이나 외식업에 자영업 창업이 몰리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새로운 유망 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기업들은 임직원 복지 차원에서 은퇴하기 3년 전부터 창업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매일경제> 김규식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