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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計·身計·老計·家計·死計… 행복한 은퇴 '5計'안에 있다
고대 로마의 정치가 겸 저술가 키케로는 사람의 인생은 유년기의 연약함, 청년기의 격렬함, 중년기의 장중함을 거쳐 노년에는 인생의 원숙함이 자연스럽게 풍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특히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다음과 같은 심경의 변화가 진행된다고 한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노후의 삶은 어떤 것일까? 중국 송나라 주신중(朱新仲)이라는 학자가 얘기하는 '인생 5계(計)'를 통해 현명하고 지혜로운 노년의 삶에 대해 살펴보자.
①생계(生計)
은퇴 후 무슨 일(Work)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 최근에 창업을 넘어 '창직'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요즘처럼 청년은 물론이거니와 중·장년층에게조차 일자리가 부족한 시기에 '창직'은 충분히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고 가슴 설레는 구직 방법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체 고용인구 가운데 자영업자 비중이 28.2%로 터키·그리스·멕시코에 이어 4위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업체 수 비율도 매우 높아 소규모 사업체가 넘쳐나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 수는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이지만, 50~60대 이상 자영업자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②신계(身計)
통계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81.9세, 건강수명은 70.7세로 나이가 들면 최소 10년 이상 병치레를 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한다. 특히 한 사회에서 가장 많이 사망하는 연령을 최빈사망연령 또는 최빈수명이라고 하는데, 인문사회연구원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 최빈사망연령은 85세로 병치레 기간은 점점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100세 장수(長壽) 시대에는 '건강수명'을 늘려가는 생활 방식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③노계(老計)
가족과 자식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고 어떻게 당당한 노후를 보낼 것인가에 대한 계획도 필요하다. 지난 9월 UN 산하단체인 헬프에이지(Help Age)는 '세계노인복지지표'를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소득보장 부문'에서 96개 조사 대상국 중 82위로 최하위권에 그쳐 노후소득 부문이 매우 열악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에는 많은 금액이 아닐지라도 안정된 현금 흐름(Cash Flow)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④가계(家計)
최근 노후 준비의 개념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가족 차원에서 이뤄진다. 최소한으로 보더라도 부부의 문제다. 기대수명과 황혼이혼이 늘어나고, 특히 경제적 주체였던 남편이 은퇴 후에는 그 존재감이 사라지면서 부부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바쁜 일상이지만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하거나 같이 여행을 떠나는 등 소박한 가족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보면 어떨까?
⑤사계(死計)
은퇴 후 긴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는 가족에게 어떤 모습을 남기고 떠날 것인가에 대한 계획도 필요하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노노(老老) 상속과 부모 부양에 대한 문제다.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 보이지만 부양을 조건으로 자식에게 재산을 이전해주는 웃지 못할 현실이 지금 발생하고 있다.
<조선일보>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위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