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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환자 10명 중 4명, 증상 헷갈려 1년 이상 방치"
인쇄소를 운영 중인 조모(68)씨는 얼마 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평소 손·팔· 다리 통증이 심했지만, 1년 전 받은 허리디스크 수술 부작용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두 달 전부터 다리가 마비된 듯 걷기가 어려워져 대학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았다. 의사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해 몸이 경직되면 통증이 생길 수 있다"며 "환자 증상과 MRI 검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3년 전에 파킨슨병이 발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1000명 중 4명이 앓고 있어 흔한 병은 아니지만, 최근 환자가 늘고 있다. 그러나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아주 낮은 편이다.
◇파킨슨병 환자, 증상 1년 이상 방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파킨슨병 진료 인원은 8만4771명으로, 2010년부터 연평균 8%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10명 중 9명은 60대 이상이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노년층에서 나타나는 파킨슨병 환자도 같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대부분 환자들이 파킨슨병을 제대로 알지 못해 병을 1~2년간 방치한다"고 말했다.
◇4대 증상, 떨림·경직·느린 행동·자세불안
파킨슨병은 떨림, 경직, 느린 움직임, 자세 불안정(자세가 엉거주춤해짐)의 4가지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초기에는 한쪽 팔· 다리에서만 증상이 나타나는데, 걸을 때 한쪽 팔만 움직이지 않거나, 한 손에서만 떨림이 생기는 식이다. 후각기능을 상실한 사람의 80%, 잠꼬대가 심한 렘수면장애를 가진 사람의 50%에서 파킨슨병이 발병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파킨슨병이 있으면 대부분 변비, 우울증, 수면장애 등이 동반되는 것도 특징이다.
파킨슨병은 증상이 천천히 진행되고, 노인들이 주로 겪는 디스크, 관절염 등과 증상이 비슷해 다른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다.
◇초기 치료 시 일상생활 가능
파킨슨병은 완치는 안 되지만, 초기에 제대로 치료만 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파킨슨병은 증상이 심한 정도에 따라 5단계로 구분을 하는데, 1단계는 한쪽 팔· 다리 경직·떨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증상이 점점 심해져 5단계 휠체어를 사용해야만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이 굳는다. 일산병원 신경과 관계자는 "파킨슨병 환자가 2~3단계 수준에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1단계 수준으로 완화될 수 있다"며 "4~5단계의 환자라도 치료를 받으면 스스로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이현정 헬스조선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