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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 '우리밀 빵'

최근 글루텐 프리 열풍을 타고 밀가루 과다 섭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고 있다. 맛있고 먹기 편한 ‘빵’, 건강까지 챙기면서 먹을 수는 없을까. 우리 땅에서 자란 신토불이 농작물로 만든 ‘우리밀 빵’에 답이 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우리 땅에서 키워 수확한 ‘우리밀’은 겨울의 차가운 기(氣)와 봄의 따뜻한 기가 결합된 곡식이다. 음양의 균형이 잡힌 우리밀은 수입밀보다 영양 면에서 탁월하다. 광주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수입밀은 봄에 파종해 가을에 수확하지만 우리밀은 가을에 씨를 뿌려 초여름에 거둬들인다”며 “여름에 자라는 수입밀과 달리 겨울을 나기 때문에 적은 일조량과 추위를 견디면서 더 많은 영양을 축적한다”고 설명했다. 혹독한 환경 속에서 자라난 식물은 건강에 유익한 파이토케미컬도 지니고 있다.
우리밀은 친환경적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의가 있다. 병충해가 심한 여름에 재배되는 작물이 아니어서 농약이나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수입밀에 비해 유통 과정이 짧은 것도 장점이다. 우리밀 빵은 그해 수확한 밀가루로 만들어 우리 식탁에 오른다. 유통기간이 짧은 만큼 방부제를 넣을 필요도 없다.

효모로 오래 숙성시켜 감칠맛
우리밀은 수입밀에 비해 빵을 부풀리는 글루텐 성분이 적어 반죽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 때문에 오랫동안 천천히 반죽해야 식감이 좋은 빵을 만들 수 있다. 광주여대 우리밀 빵 명품 브랜드화 사업단 관계자는 “우리 밀은 통밀을 빻은 것이므로 수입밀에 비해 칼슘·철·마그네슘 등의 영양소와 섬유질이 풍부한 반면 점성은 약한 편”이라며 “우리밀로 빵을 만들 때는 할머니가 반죽하는 것처럼 느긋하게 누르듯 반죽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온숙성·건습발효 방식으로 만든 우리밀 빵은 고유의 영양분이 살아 있는 데다 식감이 촉촉하고 쫀득쫀득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밀 빵이 더욱 안전하고 건강한 이유는 친환경 제빵 재료에서 찾을 수 있다. 광주여대 관계자는 “보통 밀가루 음식은 소화가 잘되지 않거나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한다는 편견이 있다”며 “이는 밀가루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빵을 만들 때 쓰는 화학조미료나 부풀리기 위해 쓰는 개량제(이스트) 같은 첨가물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광주여대 사업단은 개량제를 쓰지 않고 과일이나 곡류를 이용한 천연발효종(효모)을 쓴다. 천연발효종으로 오래 숙성시켜 만든 빵은 특유의 향과 감칠맛이 난다. 광주여대 우리밀 빵 브랜드화 사업단 기술위원은 “예전에는 우리밀로는 과자나 바게트같이 점성이 적은 빵을 주로 만들었는데, 요즘에는 제빵 기술이 좋아져 우리밀로 모든 종류의 빵을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우리밀 빵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빵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하현정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