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530858

당뇨 합병증이 더 무섭다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 때문이다. 합병증은 별다른 자각증상이 없다가 살며시 다가와 혈관을 좀먹어 뇌혈관이나 심혈관을 단숨에 손상시킨다. 평소 편안한 일상을 보내던 사람이 3분 뒤에 갑자기 목숨을 잃는가 하면, 감기에 걸린 게 화근이 되어 대엿새 만에 세상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

당뇨병에 걸리면 급속히 혹은 몇 년 안에 만성합병증이 생긴다. 특히 치명적인 것은 심근경색, 뇌출혈, 뇌경색 등과 같이 혈관이 파열되는 대혈관 장애이다. 당뇨병에 걸리면 혈당이 높아지는 현상만으로 동맥경화 진행이 빨라지고 혈관이 터질 위험에 노출된다.

당뇨병 환자는 심근경색을 일으킬 확률이 건강한 사람의 2~3배이고, 당뇨병에 걸릴 위험성이 큰 사람의 1.5~2배에 달한다. 또 건강한 사람보다 뇌출혈·뇌경색이 발병할 확률이 2~3배, 암에 걸릴 확률도 3배 정도 높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3대 합병증은 말초신경장애, 망막증, 당뇨병 신증 등이다. 말초신경장애는 당뇨병에 걸린 지 약 3년 후부터 발병한다. 실명의 원인인 망막증은 당뇨병에 걸린 지 약 5년후부터, 투석이 필요한 당뇨병 신증은 당뇨병이 걸린 지 약 8년 후부터 발병한다.

말초신경장애는 당뇨병 때문에 손상된 말초신경에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가장 흔한 당뇨합병증이다. 당뇨병에 의해 말초신경이 손상되면 감각이 둔해지고, 동반되는 혈액순환장애로 상처가 아물지 않아 발이 썩게 된다.

망막증은 제2형 당뇨병 초기 진단 때부터 환자 80%에서 증상이 시작된 경우가 많고, 시력 이상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는 매우 악화된 상태로 정상으로의 회복이 어렵다. 당뇨병성 망막증은 눈의 망막에 혈액을 공급하는 모세혈관이 막히거나 이를 대체하기 위해 생긴 신생혈관이 터지면서 발생한다. 또한 망막중심의 초점이 맺히는 황반부가 부어 시력상실로 이어진다.

당뇨병 신증(신장병)은 당뇨병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들어내는 콩팥의 커다란 모세혈관덩어리인 사구체에 이상이 생긴 질환이다.

사구체가 손상되면 단백뇨가 나타나고, 이로 인해 신장기능이 떨어져 결국 인공투석을 받아야 한다.

당뇨 합병증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대혈관장애(심근경색, 뇌출혈, 뇌경색)가 발생하고 3년, 5년, 8년 간격으로 말초신경장애, 망막증, 당뇨병 신증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식사관리를 비롯해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발병시기를 얼마든지 늦출 수 있다. 국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관계자는 "당뇨합병증 없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려면 혈당·혈압·이상지질혈증관리, 금주·금연,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약물치료 등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