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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퇴직한 '경단녀' 447만명, 전업주부 기간도 국민연금 가입 인정

결혼 등으로 직장에서 퇴직하는 바람에 국민연금 최소 가입 기간(10년)을 채우지 못해 연금 수령 대상에서 제외됐던 전업주부와 일부 자영업자가 이르면 11월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한 번이라도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적이 있는 경우, 그때부터 지금까지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내지 않았던 보험료를 내면 그 기간만큼 국민연금에 가입한 것으로 인정해 준다. 쉽게 말해, 밀린 보험료만 내면 그 기간을 모두 국민연금 가입 기간으로 계산한다는 얘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국민연금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 법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11월 말에서 12월 초부터 시행된다.

복지부는 "전업주부 등 현재 소득이 없는 사람들도 최저소득을 월 99만원으로 신고해 안 낸 보험료를 일괄 내거나 분할 납부하면 이 기간에 계속 국민연금을 부어온 것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현재는 전업주부가 결혼 등으로 과거 국민연금을 탈퇴할 때 일시금으로 받았던 돈을 반환하면 최대 그 기간만큼만 연금 가입 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가령 3년간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을 해 그 후 줄곧 전업주부로 지내는 사람의 경우, 국민연금에 임의가입 하더라도 3년만 가입 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보험료를 다 낼 능력이 있으면 그동안 안 낸 기간 모두를 국민연금에 가입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이 국민연금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고 고액의 연금을 탈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소득신고 상한선은 추후에 정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재가입 대상인 전업주부는 447만명이지만, 국민연금공단의 조사에서는 41%만이 재가입을 희망해 180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업주부 등 연금 적용에서 제외됐던 사람들이 장애연금과 유족연금을 받을 기회도 완화된다. 지금까지는 연금 가입 기간에 장애가 생기거나 사망했을 때만 장애·유족연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장애를 처음 진단받은 날·사망일을 기준으로 총 가입 기간의 1/3이상 보험료를 냈거나, 최근 5년 중 3년 이상 보험료를 납부했거나, 10년 이상 보험료를 냈으면 가입 기간이 아니라도 장애·유족 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부부가 국민연금을 받다가 한 사람이 사망할 경우, 본인이 받던 노령연금과 유족연금 두 가지를 모두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두 개의 연금을 모두 주면 과다 지급이라며 유족연금은 20%만 주었다. 앞으로는 이를 30%로 올려 지급하기로 했다.

<조선일보>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