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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빠진 초딩들, 브레이크가 없다

인터넷·스마트폰에 중독된 초등학생이 확연히 증가하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3만2000명 수준이던 중독위험군이 올해에는 5만명 수준까지 증가했다. 초·중·고교생 전체 위험군이 20만8000여 명에서 19만8000여 명으로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의 저연령화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보급이 저연령층까지 확대되면서 잠재돼 있던 '과몰입' 초등학생들이 중독에 노출되고 있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학교생활, 교우관계를 통해 기초적인 사회성을 학습해야 할 초등학생들이 인터넷·스마트폰에 몰두하게 되면서 미래에 은둔형 외톨이 범죄자, 이른바 '외로운 늑대'가 늘어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가족부는 전국 1만1561개 초·중·고교 총 146만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2016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학령전환기 학생 148만여 명의 98.3%에 해당하는 숫자로 사실상 전수조사에 가까운 결과다.

전체 인터넷 중독위험군은 11만5243명으로 이 중 위험사용자군은 1만229명, 주의사용자군은 10만5014명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중독위험군은 총 13만8385명으로 위험사용자군 1만5731명, 주의사용자군 12만2654명으로 각각 조사됐다. 위험사용자군은 인터넷·스마트폰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장애를 겪거나 금단 현상을 보여 전문기관 도움이 필요한 수준을 말한다. 주의사용자군은 사용시간이 점점 늘면서 자기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수준이다.

학년별로 살펴보면 초등학생 중독위험군 증가세가 매우 뚜렷하다. 초등학교 4학년생 42만5482명(스마트폰 보유자 37만6027명)을 조사한 결과 인터넷과 스마트폰 모두 중독위험군 숫자가 2년 연속 대폭 늘었다.

2014년 1만9477명이던 인터넷 중독위험군은 2만8738명으로 9000명 넘게 증가했고, 스마트폰 중독위험군은 같은 기간 1만3183명에서 2만822명으로 7000명 넘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독 증상이 심각한 위험사용자군만 따져도 인터넷 3606명, 스마트폰 3136명에 달했다.

반면 고등학교 1학년생과 중학교 1학년생은 인터넷 중독위험군이 2014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늘었고, 스마트폰 중독위험군은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생 인터넷 중독위험군은 4만1505명으로 2014년 4만2393명보다 감소했고, 스마트폰 중독위험군은 7만1022명으로 2년 전 10만2811명에서 대폭 줄었다. 중학교 1학년생은 인터넷 중독위험군이 4만5000명으로 2014년 4만3187명보다 소폭 늘었지만, 같은 기간 스마트폰 중독위험군이 7만605명에서 4만6541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저연령층일수록 인터넷·스마트폰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중독은 뇌에서 보상체계를 담당하는 도파민 분비를 과도하게 자극하면서 발생하는데 이 분비체계가 형성되는 어린이나 청소년일수록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중독은 남학생에게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초등학교 4학년의 경우 남학생(1만3907명)이 여학생(6915명)의 두 배를 넘었다.

<매일경제> 백상경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