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joins.com/article/20079912

내가 든 보험 보장내역, 한 번에 다 확인

보험증서 몇 개는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반퇴세대. 그러나 가입한 지 워낙 오래되다 보니 보험으로 어떤 보장을 받을 수 있는지 헷갈린다. 집 안 어딘가에 처박혀 있을 보험증서를 찾기도 이젠 쉽지 않다. 보장 내용이 엇비슷한 보험은 ‘구조조정’을 하라는 재테크 기사를 읽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이런 보험 가입자에게 유용한 서비스가 나온다. 내년 상반기 중 자신이 가입한 모든 보험의 세부 보장내용을 온라인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한국신용정보원이 발표한 ‘빅데이터 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본인이 가입한 보험상품의 세부 보장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 ‘보험다보여’(가칭)가 내년 상반기 중 시작된다. 본인인증 절차만 거치면 가입한 보험상품의 보장 내용을 원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금도 보험협회에서 생존자와 사망자의 보험계약 내용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실시간 온라인 조회가 어렵고 제공 내용도 상품명에 한정돼 있다. 따라서 가입 보험의 세부 보장내용을 확인하려면 가입자가 일일이 각 보험사에 전화해 직접 알아봐야 했다.

보험다보여는 동일 연령대의 평균 보장 수준을 비교지표로 알려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동년배의 평균 가입금액과 가입자의 보험 가입금액을 비교해 스스로 합리적인 수준으로 보험을 유지할지 판단하라는 취지다. 신용정보를 취합한 빅데이터를 활용했기에 가능한 서비스다.

예를 들어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과 손해보험사의 상해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는 두 상품이 중복으로 보장하는 입원담보 가입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신용정보원은 보장성보험에 더해 연금보험과 저축성 보험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생·손보협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 ‘보험다모아’(www.e-insmarket.or.kr)와의 연계도 추진하기로 했다.

입원급여나 고액사망급여 상품을 중복해 청약하는 등 이상징후가 보이면 시스템이 이를 감지해 보험가입을 거절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은행과 보험사의 신용정보를 빅데이터를 활용해 서로 통합·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보험가입자의 은행 대출이자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 노동 능력을 잃어버린 경우, 가입한 보험으로 보장이 충분한 은행 대출자는 보험 미가입자에 비해 상환 능력이 덜 줄어들기 때문이다.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계 임원과 학계, 법조계 등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금융위원장은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금융회사는 상환 능력이 높은 소비자에게 합리적 수준의 대출 금리를 제시할 수 있고, 소비자는 본인이 가입한 보험상품 보장 내역을 비교해 보고 스스로 노후 설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서경호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