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6&no=442320

不老不死의 여름보양식 `전복` 서민 식탁으로

전복은 미역, 다시마, 감태, 대황 등의 해조를 먹고 사는 고급 패류다. 맛이 달고 자양강장 효과가 뛰어나 예로부터 다른 조개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진미로 여겼다. 그래서 '패류의 황제'로도 불린다. 전복은 조선시대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는 진상품 가운데 하나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전복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필리핀 등 적도지방에서도 생산되지만 한국산이 최고로 평가받는다. 국내 양식 전복의 80% 이상은 전남 완도군에서 생산되고 있다. 완도 연안바다는 게르마늄 천연 암반층으로 이뤄져 있어 다양한 수산물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특히 리아스식 해안선으로 섬과 섬 사이 조류 소통이 원활해 전복의 천연 먹이인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 양식의 최적지로도 평가받고 있다.

전복은 단백질과 비타민 B1, B12 함량이 많고 칼슘, 인 등 미네랄이 풍부해 원기 회복에 탁월하다. 특히 아미노산 성분과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 회복과 시력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지방 함량은 적고 칼로리는 낮아 몸매 관리에 신경 쓰이는 여름에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식품이다. 또 항산화 작용, 면역 조절 기능, 상처 치유 효능이 있는 아르기닌이 다량 함유돼 있다.

전복의 최고 별미로 꼽히는 내장에 함유된 후코산틴은 인체 내에서 항산화, 지질과산화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력 개선, 기억력 향상 점막 강화에 필요한 아라키돈산, 혈관 건강에 좋은 도코사펜타엔산(DPA), 항세균·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파오린 역시 풍부하다.

불과 10~20여 년 전만 해도 전복은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고급 음식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양식 기술이 크게 발전하고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다. 품질과 맛은 뛰어나면서도 접근 문턱이 낮아져 이젠 누구나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보양 음식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1995년 200t 수준이던 전복 생산량은 2007년 4500t, 2013년에는 7500t으로 크게 증가했다. 생산 마릿수로도 지난해 9월 10만4902마리에서 올 3월 13만977마리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가격도 과거 자연산이 ㎏당 15만원 가까이 했지만, 지금(10마리 기준·산지가격)은 절반 이하, 4분의 1 가격 선이다.

생산량은 늘어나는데 소비가 크게 증가하지 않고 한동안 수출도 다소 부진했기 때문이다. 전복의 수출은 그동안 활전복을 중심으로 일본 시장이 95%를 차지했지만 올해 5월 이후 중국 시장이 새롭게 개척되면서 수출 물량이 꾸준히 늘고 있어 일본 시장과 비슷한 수준까지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5월부터 가격이 다소 오름세로 전환했지만 예전에 비하면 여전히 저렴하다.

<매일경제> 이호승 기자 / 조성호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