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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가입 176만명 늘어… 79%가 여성
서울 국민연금공단 송파지사. 전업주부인 김모(40)씨는 "회사원 남편의 연금 예상액이 월 140만원"이라며 "부부가 합쳐 월 200만원을 받으려면 어떤 방법이 있느냐"고 국민연금 직원과 상담했다. 현행 제도상 소득이 없는 전업주부는 국민연금에 가입할 의무는 없지만 본인이 희망할 경우 연금 가입을 신청해 본인이 정한 액수대로 연금액을 넣을 수 있다.
김씨는 이날 상담을 통해 "60세까지 20년간 월 39만600원의 연금보험료를 내면 나중에 월 67만5620원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즉 20년간 9374만원을 내면 평균수명(88세)까지 23년간 받을 돈은 1억8647만원으로 낸 돈의 2배 수준이라는 것이다.
◇임의 가입자 증가가 큰 역할
노후 생활 대비를 위해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늘면서 여성 직장인들도 늘었지만, 노후를 위해 국민연금에 임의 가입하는 전업주부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남편과 아내가 동시에 연금을 타는 '부부 연금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는 2011년 1988만5911명에서 올 6월 2165만4157명으로 176만8246명(8.9%) 늘어났다. 특히 여성 가입자는 같은 기간 811만6412명에서 950만9408명으로 139만2996명(17.2%)이 늘었다. 국민연금 신규 가입자 176만8246명 중 78.7%를 여성들이 차지한 셈이다. 남성은 같은 기간 37만5250명(3.2%) 증가에 그쳤다.
여성 신규 가입자(2011~2016년 6월)는 직장 취업자가 113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가입 의무는 없지만 본인 희망에 따라 가입하는 임의가입자(8만8559명), 자영업자·농어민 등 지역가입자(4만7084명) 순이었다. 증가한 비율로 따지면 임의가입자가 62.6%로 가장 많았고, 이 중 전업주부들이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47.1%)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40대(23.4%), 30대 (10.1%) 순이었다. 임의가입자들은 최저 기준인 월 소득 99만원에 가입한 경우가 절반을 약간 넘는 55.8%였다. 월 소득 99만원으로 신고해 10년 가입하면 월 16만9280원, 15년 가입하면 월 24만7250원을 받게 된다. 이어 100만~150만원 미만이 30%였고, 150만~200만원 미만 5%, 200만~250만원 미만 4%였다.
◇여성 수령자, 4년여 만에 26만명 늘어
여성 연금 수령자(장애·유족연금 제외)들도 크게 늘고 있다. 여성들의 노령연금 수령자는 2011년 76만4719명에서 올해 102만5146명이었다. 2011년에 비해 26만427명(27%)이 늘었다. 부부 연금 수령자도 매년 증가 추세다. 2010년 11만5000쌍에서 2012년 15만5000쌍, 2014년 19만9498쌍이었다. 현재는 25만쌍으로 추산된다. 현재 여성 연금 수령자 중 최고액수는 월 187만8000원이고, 부부 연금 수령자 가운데는 월 270만원이 넘는 연금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부부 수령자의 평균 노령연금은 월 60만1000원(2014년) 수준이다.
특히 오는 11월부터는 결혼으로 퇴사한 뒤 전업주부였던 사람들이 퇴사 후 내지 않았던 보험료를 낼 경우 연금에 들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제도가 시행돼 부부 가입자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조선일보> 김동섭 보건복지전문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