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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맹신하는 당신…식중독·콜레라가 노린다

여름 내내 사람 잡던 무더위가 집단 식중독과 15년 만에 콜레라까지 불러왔다. 질병관리본부는 평소 개인 위생과 음식 관리, 급식 준비 등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더위가 꺾일 듯 꺾이지 않고 있는 데다 조금 선선해졌다고 음식을 실온에 보관하는 등 방심하면 세균성 질병으로 고생할 수 있다. 이번 주말 우리집 부엌과 냉장고 위생을 점검해보면 어떨까.

◆ 콜레라·식중독 수분 보충이 중요
콜레라는 오염된 식수나 음식물, 어패류를 먹은 뒤 감염되는 수인성 질환이다. 중증이거나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사망 확률이 높지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면 사망률은 1% 이하로 알려져 있다. 보통 2~3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심한 설사와 탈수 현상으로 갈증을 느끼게 된다. 설사가 심해지면서 변의 색깔이 '쌀뜨물'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식중독으로 인한 가벼운 설사도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주면 나아진다. 그러나 심한 설사나 구토, 고열, 탈수 증상 등이 있을 때는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한다. 섣불리 지사제를 먹는 것은 금물이다.

◆ 예방법 첫째도 청결, 둘째도 청결
콜레라와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결함이 기본이다. 특히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은 하나부터 열까지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조리를 시작하기 전은 물론 육류·어패류를 손질한 후나 달걀을 만지고 난 후에도 손을 꼼꼼히 씻는다. 도마는 야채·고기·해산물용을 구분해서 쓰거나, 다른 재료를 썰 때마다 세척한다.

일상에서 개인 위생도 중요하다. 외출에서 돌아오거나, 더러운 것을 만졌거나, 화장실에 다녀온 뒤에는 반드시 비누나 손세정제로 손을 꼼꼼히 씻는다. 물도 주요 세균성 질환의 원인이므로 여름에는 되도록이면 지하수나 약수, 우물물 등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 음식물 충분히 익혀 먹어야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최상의 예방책이다. 콜레라균 등 대부분의 세균은 열에 약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바실루스균, 클로스트리듐균 등에 의한 독소는 예외적으로 60도 이상으로 가열해도 식중독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육류와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음식은 10~20분 정도 충분히 끓이거나 익혀서 먹고, 임산부는 특히 훈제나 연성치즈, 익히지 않은 해산물을 가능하면 피한다. 채소와 과일은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서 먹는다.

◆ '냉장고 비우기'를 부탁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냉장고를 과신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번거롭더라도 그날 먹을 만큼만 장을 보고, 가능한 한 냉장고를 비우라고 조언한다. 보관해야 할 때는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작은 용기에 한 번 먹을 양만 소분해서 넣는 것이 포인트다. 냉장고 속에서도 세균이 번식할 수 있고, 내부 공간이 충분해야 적정 온도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신찬옥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