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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던 파인애플…건강식 이미지 덕에 "아임 파인"

한때는 수입 과일의 대표주자였지만 한동안 인기가 시들했던 파인애플이 최근 들어 다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듯 과거 바나나나 파인애플과 같은 수입 과일은 비싼 가격 때문에 귀한 과일로 꼽혔다. 하지만 3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수입 과일 가격과 국산 과일 가격 차가 크게 좁혀진 데다 다양한 종류의 수입 과일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수입 과일 지형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통 수입 과일이 '강자'였던 바나나와 파인애플은 정반대의 길을 갔다.

마트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의 수입 과일 매출 순위에서 바나나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파인애플은 신흥주자들에 밀려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2년 바나나와 오렌지, 청포도, 키위, 체리에 이어 6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망고, 자몽, 레몬, 석류, 블루베리 등에 밀려 10위권 밖으로 크게 밀렸다. 2015년 파인애플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식초'와의 조합을 통해 파인애플이 기록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식초에 담가 만든 '파인애플 식초'가 몸에 좋다는 사실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과거 주로 간식·디저트 중심이던 파인애플 수요가 건강식으로까지 확대됐다.

올해 초부터 지난 8월까지 파인애플은 124.4%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국내 과일·수입 과일을 통틀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 과일 상승세는 2.9%, 전체 과일 매출 상승세는 2.2% 수준이다.

파인애플은 높은 식이섬유 함량과 낮은 열량으로 변비 해소와 체중 감량에 도움을 주는 과일로 알려져 있는데 식초로 담가 음료처럼 마실 경우 부담 없이 파인애플의 유효한 성분을 취할 수 있어 관심을 모았다. 단백질 분해 효소인 '브로멜린'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도 하다.

이같이 과일 혹은 식품의 활용·섭취 방법이 확대되면서 시장이 커지는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주로 마사지나 화장품 등에 주로 활용되던 코코넛 오일은 올해 초부터 '슈퍼푸드'로 알려지며 식용으로 더욱 인기를 끌었다.

<매일경제> 이새봄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