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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느는 신용대출… 심사 깐깐해진다
은행권의 신용대출은 지난 2014년에는 전년보다 5000억원 늘어난 95조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101조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1년간 6조4000억원이 늘었다. 올 상반기에는 증가 속도가 더 빨라졌다. 지난 6월까지만 작년 연간 증가분에 맞먹는 6조원이 늘어 잔액이 107조원에 달한다.
다급해진 금융 당국은 뒤늦게 실태 파악과 대출 조이기에 나선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권에 신용대출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제출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용대출 월별 잔액 현황 등과 함께 올해 하반기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계획 위주로 작성해 내라고 했다.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계획에는 신용대출을 깐깐하게 심사하도록 하는 방안을 포함시키도록 했다. 은행권 신용대출과 관련 사실상 전수조사에 들어갔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상반기에만 작년 증가액인 6조원 증가
금융 당국은 그동안 가계부채 급증에 대해 저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래서 올 초부터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지난 3월에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했고, 지난달 말에는 집단대출을 줄여보려고 주택 공급량을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종합 대책도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의 또 다른 원인으로 신용대출을 주목하게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급증세가 너무 빠르다. 담보도 없는 대출이라 감독을 강화해야 할 부분인데 그동안 크게 관심을 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은행권뿐만 아니라 비은행권에 신용대출이 몰리고 있다는 점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이나 상호신용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기타대출 잔액은 약 159조5000억원(지난 6월 말 기준)이었다. 기타대출에는 주담대가 포함되지 않고 신용대출이 주를 이룬다. 이는 작년에 비해 11조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같은 기간 약 5조원 늘어난 은행 기타대출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빚더미에 깔린 한계가구 134만 가구
가계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빚더미에 깔린 한계가구가 늘어나고, 이들의 가계부채가 커지는 것도 발등의 불로 지적된다. 한계가구의 경우 소득이 줄거나 금리가 높아지면 당장 소득에서 갚아야 하는 비중이 너무 커져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 앉을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한계가구는 순금융자산이 마이너스이면서 처분 가능한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이 40%를 초과하는 가구를 말한다. 당장 현금화해서 쓸 수 있는 돈도 없으면서 소득 중 매달 갚아야 하는 비중이 높다는 뜻이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12만2000가구였던 한계가구는 지난해 134만2000가구로 늘었다. 한계가구의 금융부채도 늘고 있다. 208조8000억원(2012년)이었던 한계가구의 금융부채는 지난해에는234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조선일보> 윤주헌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