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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중독, 나도 혹시?

# 50대 회사원 신 모씨는 스스로를 '탄수화물 중독'이라고 진단한다. 세끼를 챙겨먹는데도 수시로 단것이나 디저트를 찾고, 고기를 배불리 먹은 후에도 후식으로 밥이나 냉면 등을 먹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다. 신씨는 "줄이려고 애쓰지만 먹다 보면 나도 모르게 다 먹고 만다"며 "늙으면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지 않나. 밥을 적게 먹으면 종일 무기력한 것 같다"고 말했다.

◆ 탄수화물을 끊으면 살이 빠진다?
다이어트의 계절이다. 특히 뱃살을 고민하는 중년들 사이에서 '탄수화물 단식'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고기 위주로 섭취하는 앳킨스 다이어트, 일명 황제 다이어트의 최신 버전이다. 배고픔에 시달리지 않고도 체중 감량은 물론 허리 사이즈 줄이기에 효과를 봤다는 경험담이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탄수화물은 에너지 발생을 위해 반드시 최소 분량을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다. 탄수화물이 부족해지면 우리 몸은 에너지 고갈을 막기 위해 미리 저장돼 있던 글리코겐과 지방·단백질을 대체에너지로 쓰게 된다. 에너지를 근육에서 빌려 쓰기 때문에 근 손실이 일어날 수 있고, 단기적으로는 저혈당 증상이 나타난다.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면 신체대사도 느려진다. 전문가들은 비만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안 되고 장기도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면 탄수화물 섭취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사탕류, 밀가루, 떡, 과자류, 흰빵 등의 정제된 탄수화물 대신 포만감을 높이고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현미, 통곡물 등과 같은 잡곡류로 먹도록 한다.

◆ 탄수화물, 먹어도 먹어도 당긴다?
신씨처럼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도 문제다. 흔히 '탄수화물 중독'이라고 표현하지만, 실제 존재하는지에 대한 결론은 아직 없다.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단 음식을 찾게 되고, 먹지 못하면 초조하거나 불안해 하는 증상을 탄수화물 중독이라고 부른다.

탄수화물 중독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과 당지수(GI)가 낮은 음식을 찾아서 먹어야 한다. 흰쌀밥 대신 현미나 잡곡으로 바꾸고 미역이나 다시마 같은 해조류, 쌈 채소나 삶은 양배추 등을 같이 먹는다.

고구마·단호박을 쪄서 우유나 달걀과 함께 먹는 방법도 있다. 식전에 우유를 한 잔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유가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식사량도 조절할 수 있고, 소화 흡수 속도를 늦춰서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는 효과가 있다.

<매일경제> 신찬옥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