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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주] 내 입맛에 딱이네… 해산물 원산지 보고 깜짝

작년부터 국내 수산 바이어들 사이에 '골뱅이 비상령'이 떨어졌다. 주산지인 강원도·경북 일대에서 골뱅이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골뱅이 어획량은 1t 미만이었다. 명태처럼 마구잡이로 잡아들이면서 사실상 우리 바다에서 사라진 것이다. 전 세계 골뱅이 소비량의 90%를 차지하는 한국에서 정작 골뱅이가 잡히지 않게 된 것이다. 지난 8월 A마트는 아일랜드 업체와 내년 1월 아일랜드산 골뱅이 40t을 들여오기로 계약을 맺었다. 소형 골뱅이 통조림(140g) 28만개 분량이다.

◇전 세계 다국적 생선이 한국인 밥상에 오른다
'아일랜드 골뱅이, 기니 조기, 모리타니 문어, 인도 병어, 태국 주꾸미, 미국 임연수어, 중국 가리비, 대만 수입 꽁치 ….'
대형 마트 등 유통업체가 수산물을 찾아 전 세계를 돌고 있다. 국내 연근해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한국인 입맛에 맞는 대체 수산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품목도 연체류·어패류·갑각류 등으로 다양해졌다. 덕분에 우리 밥상의 생선들도 다국적 시대에 돌입했다.

2008년과 비교해 어획량이 90% 이상 급감한 꽁치는 대만에서 들여오고 있다. 대만 수산물 업체들이 한국 어선은 조업할 수 없는 북한과 러시아 사이 공해에서 조업을 한 뒤 판매하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국산 꽁치와 차이가 거의 없다. 지난해부터 수입되고 있는 인도산 병어는 다이아몬드형 모양이 국산과 가장 닮아 낙점됐다. 국산 주꾸미가 봄철에 주로 잡히는 것과 달리 수온이 높은 태국 바다에선 연중 주꾸미가 잡힌다. 주꾸미의 늘어가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태국산이 수입됐고, 지금은 전체 판매량의 91%가 태국 등 외국산이다.

◇"수입 수산물이 2~3년 내에 60% 넘어설 것"
갈치를 찾아 서아프리카 세네갈을 찾던 수산 바이어들이 최근에는 페르시아만과 인도네시아 수산시장으로 발길을 넓히고 있다. 세네갈 조업 상황이 나빠져 물량이 20%가량 줄며 가격이 15% 이상 상승한 것. 고등어도 가격 인상 등을 감안해 노르웨이뿐 아니라 스코틀랜드, 캐나다로 수입 경로를 다양화했다.

조업량이 요동치거나 지구온난화로 주산지가 갑자기 바뀌어 물량 예측이 어려워서 수입을 늘린 생선도 있다. 지난달에는 동해안에서 오징어가 자취를 감추고 대신 충남 태안 앞바다에 출몰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동해안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했는데, 주 수입처인 포클랜드(남미) 오징어 어획량도 전년 대비 70% 급감했다. A마트 측은 "오징어 가격이 폭등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동남아 산지를 찾아다니며 오징어를 찾는 중"이라고 했다. 마트 관계자는 "국내 연안에서 쉽게 잡히던 생선도 조업량이 줄거나 일정치 않은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2~3년 내엔 외국산이 전체 수산물 매출의 삼분의 이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선일보> 김충렬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