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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주] 대출 빙자형 보이스피싱… 급전 필요한 40~50대 장년층 피해 급증

A씨는 얼마 전 한 금융회사 직원 B씨로부터 "저금리로 2000만원 대출을 해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대출을 받기로 한 A씨는 B씨의 안내대로 공증수수료, 보증서 발급을 위해 910만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B씨는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직원이었다.

검찰·경찰·금융감독원 등 수사기관이나 감독기관 사칭 일색이던 보이스피싱이 경기 불황으로 얄팍해진 지갑과 마음을 노리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전년 대비 28.2% 늘어난 134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이나 캐피털 등의 대출 광고전화로 가장하여 급전이 필요한 이들을 대상으로 돈을 편취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전체 보이스피싱 규모가 전년 대비 21.6% 감소한 것을 고려해보면 대출 빙자 보이스피싱 빈도가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은 경기 둔화로 서민 대출 수요가 늘어난 점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고 본다. 금감원은 "정부기관을 사칭하는 수법에 대해 국민 대처능력이 강화되자, 대출 빙자형 보이스피싱으로 전환한 것"이라며 "실제 대출광고와 구분이 어려워 피해가 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대출 수요가 많은 40~50대 장년층이 대출 빙자형 보이스피싱 사기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대출 빙자 보이스피싱의 60% 가까이가 해당 연령층을 대상으로 벌어졌다. 과거에 유행했던 정부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의 경우 사회경험이 적고, 급박한 상황을 연출하는 고압적인 위협에 위축되기 쉬운 20~30대 여성이 주된 표적이었다.

또 구직·대출 신청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대포통장 명의인이 되는 피해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자금 관리 아르바이트 모집' '저리로 돈을 빌려주겠다'며 피해자를 모집한 뒤, 피해자의 계좌를 보이스피싱 사기에 이용하는 방식이다.

전화로 대출 권유를 받으면 114나 금융 소비자 정보 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확인한 금융사의 공식 대표전화에 전화해 실제 해당 직원이 근무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조선일보> 양모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