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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일몰 다 멋진 섬, 동백꽃 깔린 숲길…겨울 안심관광지 4곳

다사다난했던 한 해도 끝나간다. 답답한 마음 다독이러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 그러나 아무데나 가기엔 꺼려진다. 마침 한국관광공사가 겨울철 비대면 안심 관광지 25곳을 선정했다. 지자체가 추천한 관광지를 여행작가 등 현장 전문가가 심사해 선정했다. 서울 아차산 숲길, 통영 장사도 등 대부분 탁 트인 야외 여행지다. 25개 관광지 중에서 각기 다른 개성을 자랑하는 4곳을 소개한다.

일출·일몰 다 보는 섬 - 인천 동검도

동검도는 작다. 강화도 본섬 남쪽에 점처럼 떠 있는데 다리가 놓여 있어 쉽게 드나들 수 있다.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소문난 지는 꽤 됐는데, 찾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요즘 들어 차박 명소로 주목받는 정도다. 차로 섬 한 바퀴 천천히 돌며 갯벌과 갈대가 어우러진 절경을 감상하기 좋다. 섬 북동쪽엔 365일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있고, 섬 곳곳에 전망 좋은 카페도 있다.

한갓진 양반 마을 - 의성 사촌마을  

마늘과 컬링의 고장, 경북 의성에는 근사한 한옥마을이 있다. 금성면에 자리한 산운마을, 점곡면에 자리한 사촌마을 이야기다. 산운마을은 영천 이씨 집성촌, 사촌마을은 안동 김씨와 풍산 류씨가 더불어 사는 마을이다. 산운마을은 고택 40여 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봉긋 솟은 금성산(531m)이 마을에서 잘 보인다. 사촌마을에는 민산정, 의성서당 등 고택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아 가족 관광객에게 제격이다. 천년고찰 고운사가 사촌마을에서 10㎞ 거리다.

45년 묵은 편백숲 - 완주 공기마을

편백 숲이라면 제주도나 경남 남해, 전남 장흥 같은 남해안 지역이 유명하다. 그러나 전북 완주에도 덜 알려졌을 뿐 멋들어진 편백 숲이 있다. 마을 모양이 밥공기를 닮았다 해서 '공기마을'인데 편백이 울울하니 공기 좋은 마을이기도 할 테다. 1976년 시작한 산림녹화사업 때 경각산 자락 85만9504㎡ 면적에 편백나무 10만 그루를 심었다. 2009년 숲 가꾸기 사업을 하면서 산책로를 갖췄고 이후 방문객이 찾기 시작했다. 총 8㎞ 길이의 산책로가 있다.

동백꽃 흐드러진 길 - 강진 다산초당·백련사

다산 정약용은 유배 생활 10년을 강진에서 보냈다. 강진만 굽어 보이는 만덕산 기슭에 그가 기거했던 다산초당이 있다.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이어지는 오솔길은 다산이 혜장스님을 만나기 위해 오가던 사색의 길이다. 길이는 800m이며 도보로 30분 정도 소요된다. 길 주변에는 동백나무와 차나무가 어우러져 있고 경사도 완만해서 산책 코스로 제격이다. 오솔길 중간 지점에 해월루가 있어 잠시 쉬기 좋다. 늦겨울 동백꽃이 카펫처럼 깔린 모습도 장관이다.

<중앙일보> 최승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