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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주] 더 독해진 레지오넬라균·살인 진드기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냉각탑에 증식하는 레지오넬라균과 이른바 '살인진드기'를 매개로 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 감염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여름철에는 SFTS 바이러스나 레지오넬라균 등의 활동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이 늘면서 레지오넬라균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제3군 법정감염병인 레지오넬라증은 주로 대형 건물의 냉각탑수, 물 사용 시설(샤워기·수도꼭지), 가습기, 호흡기 치료기, 온천수 등 레지오넬라균에 오염된 물을 통해 감염된다.

특히 최근 에어컨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레지오넬라증 감염 환자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레지오넬라균은 에어컨 냉각탑 등에 증식하는데, 냉각수가 주변으로 날리면서 인체에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레지오넬라균 감염 신고 건수는 2014년 30건, 2015년 45건이었던 게 지난해 128건으로 크게 뛰었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69건이 발생했다. 레지오넬라증은 SFTS와 쓰쓰가무시증과 함께 질병관리본부가 하반기 주의해야 할 국내 유행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최근 SFTS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주로 4~11월에 발생하는 SFTS 환자는 사망자가 매년 15명가량 발생하는데, 올해 사망자는 19명으로 이미 지난해와 같은 사망자 수를 기록했다. 감염 환자도 2013년 36명에서 지난해 165명으로 급증했다.

진드기가 있는 야외 풀밭에서 일하는 노인층이 주요 감염 대상이지만, 최근엔 20대 남성이 사망한 사례도 처음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충청남도에 따르면 충남 홍성의 한 축산농장에서 근무하던 네팔 국적 근로자 A씨(24)가 지난달 30일 SFTS 감염으로 숨졌다.

SFTS는 동아시아에서 서식하는 작은소참진드기에서 감염된다. 감염 시 발열, 식욕 저하, 구토, 설사, 복통 등 증세가 나타나고 잠복기는 1~2주로 알려져 있다. 감염 시 치사율이 한때 10~30%라고 알려졌으며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치료제가 없는 탓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을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다. 야외 풀밭에 갈 때는 노출이 적은 긴 옷을 입고, 장소를 정해 앉을 때도 돗자리를 사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행여 진드기에 물렸다면 무리하게 떼어내려고 하지 말고 가까운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SFTS와 비슷한 방식으로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돼 발열·발진을 동반하는 쓰쓰가무시증 또한 이 같은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는 해외 유입 감염병 역시 자칫하면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기에 위험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해외 유입 감염병 사례는 2010년 이후 매년 300~400건으로 파악되는데, 2015년 491명에서 2016년 541명으로 10.2% 증가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는 2년 전 우리나라에 아픈 기억을 안겨준 메르스를 신고·관리 감독하고 있다.

<매일경제> 김명환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