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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주] 내 '나눔 기록' 못 깨게 만들고 세상 뜰 겁니다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후원 30년·홍보대사 20년…개그맨 이홍렬씨

30년을 '키다리 아저씨'로 살았다. 개그맨 이홍렬 씨(63)는 가끔 자신의 작은 키를 '셀프 디스'하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지만 그가 인생의 절반을 나눔으로 채우고 산 키다리 아저씨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방송국마다 개그맨 이홍렬을 '모시던' 시절도 있었다. 당시 그를 만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성공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씨 스스로 이젠 자신에게 더 이상 성공의 비결을 묻는 사람은 없다고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수많은 아이들과 인연을 맺은 시간이 행복했고, 이것이 나에게 진정으로 성공한 삶에 대해서 알게 해줬다"고.

내년에 설립 70주년을 맞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1948년 한국을 찾은 미국 기독교아동복리회(CCF)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당시 CCF 총재였던 밀스 목사가 열악한 복지시설에 있는 아동 400명을 지원한 것으로 어린이 후원 역사가 시작됐고,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은 CCF가 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CCF는 1986년 '잘살게 된 나라 한국'에 대한 지원을 공식적으로 종결했지만 이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으로 거듭났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이홍렬 씨의 흔적들은 이제 그가 모르는 사이에 하나의 기록이 되어가고 있다. 아동 후원 30년, 홍보대사 20년에 이어 개인 기부자를 늘리기 위한 강연인 '펀 도네이션'도 11년째 이어지고 있다. 2007년 시작된 강연을 들은 기업이 100곳을 훌쩍 넘었고, 강의를 들은 인원이 2만명에 달한다. 또 그의 강연을 듣고 바로 정기후원에 나선 사람은 5300명, 후원금은 6억원에 이른다.

이씨가 이렇게 후원자를 한 명이라도 더 늘리려고 애쓰는 까닭은 이것이 그 동안 자신이 받은 사랑을 갚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씨는 나눔과 기부와 관련된 숫자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에너지를 얻는다고 한다. 내년이면 40년을 맞는 개그맨으로서의 삶도 행복했지만, 너무나도 가난하게 자랐던 자신에게 '성공적인 삶이라는 건 결국 나눔으로 행복을 얻는 것'이라는 인생의 가르침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홍렬 씨는 많은 사람이 어린이 후원에 대해 부담을 갖고 선뜻 나서지 못하지만 커피 한잔 값에 해당하는 적은 금액이라도 한 발만 먼저 걸쳐보라고 조언했다.

<매일경제> 이윤재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