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joins.com/article/21866170
[9월 3주] 무릎 쑤신다고 만날 약·주사 … 병 더 키워
서울 송파구 김모(58·여)씨는 2년 전 무릎 수술을 받았다. 뼈 중간에 쿠션 역할을 하는 반달 모양의 연골판(반월상 연골판)이 떨어져 나가 내시경으로 이를 뗐다. 당시 뼈를 감싼 무릎 연골도 일부 손상된 상태였다. 통증이 계속됐지만 김씨는 수술이 무서워 진통제와 주사치료만 받았다. 그러는 사이 연골이 닳아 다리가 ‘O자’로 변했다. 치료 시기를 놓친 김씨는 결국 부분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했다..
퇴행성 관절염은 자연적으로 낫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한다. 하지만 관절염 환자 중에는 ‘관절염 약=치료제’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키 1m57㎝, 체중 69㎏인 이모(57·여)씨는 5년 전부터 무릎 통증에 시달렸다. 유명하다는 병원을 찾아다니며 관절염 약을 처방받아 먹었다. 하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무릎이 아파 운동을 못했고, 체중이 불어 관절염이 악화하는 악순환이 생겼다. 이씨는 약을 먹는 대신 운동을 하며 체중을 9㎏ 줄인 뒤 무릎 통증에서 벗어났다.
병원에서 맞는 ‘연골 주사’도 연골을 재생시키지 못한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이른바 ‘연골 주사’에는 연골을 구성하는 히루안이 들어 있는데 일시적으로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시켜 줄 뿐 연골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관절염 말기에는 효과가 작다.
이런 주사에 의존하다 세균에 감염되면 정작 필요한 수술을 못 받을 수 있다. 송모(75·여)씨는 오른쪽 무릎 통증을 줄이려고 한의원·병원에서 침과 연골 주사를 자주 맞았다. 그러다 갑자기 무릎이 붓고 열이 나 응급실에 실려왔다. 송씨의 무릎에선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관절염이 심해 인공관절을 껴야 하지만 당장 수술하기도 어렵다.
관절염 환자는 약·주사보다 운동에 더 큰 비중을 둬야 한다. 핵심은 허벅지 근육이다. 무릎 연골·뼈·인대를 붙잡는 허벅지 근육을 키워야 무릎의 안정성을 지킬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인데 약·주사가 잘 듣지 않을 땐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은 나이·증상·영상진단 결과를 종합해 선택한다. 초·중기에는 관절 내시경 수술이 주로 쓰인다. 수술에선 건강한 연골을 이식하거나 뼈에 작은 구멍을 내 골수세포로 연골을 재생시킨다.
관절염이 심해지면 한쪽 연골이 닳아 다리가 ‘O자’로 변한다. 이때는 종아리뼈 일부를 잘라 다리를 펴는 수술을 한다. 손상된 연골이 재생되진 않지만 체중이 분산돼 관절염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수술에 40~50분 걸린다. 뼈가 붙을 때까지 1~2개월은 보조기를 쓰고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인공관절은 관절염 환자에게 ‘최후의 보루’다. 수술 대상은 ▶연골이 없어 무릎 위·아래 뼈가 닿고 ▶심한 통증이 있고 ▶고령자인 경우다. 인공관절을 하면 통증은 줄지만 무릎을 완전히 구부리고 펼 수 없다. 감염률도 1%로 높은 편이다. 재수술을 하면 첫 수술보다 감염 위험이 높고 관절이 움직이는 각도가 줄어든다.
<중앙일보> 박정렬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