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672285

[11월 1주] 제철 만난 무화과…피자·맥주와도 궁합

서울 약수동에 사는 주부 최은미 씨(48)는 지난달에만 무화과를 세 박스 구매했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20여 개 들이 한 박스(6000원 선)를 네 식구가 이틀 만에 먹어치웠다. 자두처럼 껍질을 까서 바로 먹거나, 아침에 바게트나 요거트에 올려 식사 대용으로 먹는다.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었다는 '여왕의 과일' 무화과가 제철이다. 녹아내릴 듯 부드러운 과육을 입에 물고 씹으면 입속에서 씨앗이 톡톡 터진다. 이런 독특한 맛에 무화과를 찾는 사람이 매년 크게 는다. 껍질이 얇아 비바람에 약하고 추위에도 잘 못 견디지만 올해는 태풍 피해가 적어 물량이 많아졌다.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무화과 중 90%는 전남 영암에서 생산된다. 전남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삼호면 삼호농협에 따르면 지난해 영암군 무화과 재배지역은 약 400㏊였으나 올해는 440㏊로 재배 면적이 10% 확대됐다.

난지성 과일인 무화과는 추위에 약하다. 이 때문에 전남과 경남 해안지대, 제주 지역에서만 키웠다. 최근에는 온난화 영향으로 경상도 고령과 충청, 경기 지역에서도 과수 농가가 생겨난다. 올해 날씨도 받쳐줬다. 올해는 장마가 짧고 전남지역 태풍 피해도 없어 재배 물량이 예년보다 많다.

무화과는 생육도 보관도 까다롭다. 영암에서 수확해 올려 보내면 대형마트에서 당일 진열, 당일 판매해야 한다. 길게는 5일까지도 냉장 보관하지만 하루만 실온에 둬도 무르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데도 팔린다. 1년 중 제철 석 달만 먹을 수 있다는 희소성과 최근 크게 올라간 당도 덕이다.

무화과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건강을 위해 찾는 사람도 많다. 무화과에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피신이 많아 소화에 도움이 된다. 무화과 속 펙틴은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를 낸다. 생무화과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이색 메뉴도 속속 등장한다. 무화과는 말리면 당도가 높아져 건무화과 형태로 빵이나 디저트로 소비했지만, 최근에는 생무화과를 활용한 메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이태원동 경리단길에 위치한 맥주전문점에서는 무화과를 넣어 신맛이 도는 맥주를 낸다.

CJ푸드빌은 이달 주스전문 브랜드 주스솔루션에서 무화과 향과 식감을 살린 '무화과 스파클링 주스'와 '무화과 파인주스'를 출시했고, 매드포갈릭도 서양배와 무화과, 치즈를 얹은 '폴 스윗 고르곤졸라 피자'를 가을시즌 메뉴로 내놨다.

<매일경제> 이유진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

이미지의 주스 사진과, 무화과 이미지만 넣어주세요 피자 사진은 넣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