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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주] "우리 개는 안 물어요" 개 주인들의 위험한 착각
서울의 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 김모(여·53)씨를 물어 사망에 이르게 한 개가 인기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최시원(30)씨 가족의 반려견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김씨의 유족은 "최씨 가족이 진심으로 사과했다"며 용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개가 김씨를 문 사고 후에도 최씨 가족이 반려견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올린 것을 두고 인터넷에 비난 글이 계속 올라온다.
◇견주 가족 사과에도 비판 잇따라
김씨와 최씨 가족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이웃이다. 지난달 사고 당시 최씨 가족이 키우는 반려견은 목줄이 풀린 상태에서 엘리베이터에 들어가, 타고 있던 김씨의 정강이를 물었다. 엘리베이터 카메라 영상을 보면 김씨는 움찔했지만 도망가거나 주저앉지는 않았다. 크게 물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은 듯하다. 하지만 엿새 후 패혈증으로 숨졌다.
반려견이 사람을 물어 죽였을 경우 견주(犬主)는 형법상 과실치사죄가 적용돼 2년 이하의 금고형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개를 관리하는 데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되면 형법상 중과실치사죄가 적용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번에 최씨 가족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크다. 과실치사죄가 적용되려면, '관리 부실→ 개의 공격→ 패혈증 발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이어지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이를 밝히기 위해선 부검이 필요하다. 하지만 김씨 유족이 부검을 거부했고, 이미 장례를 치른 상태다.
◇"작은 개도 무섭다"… 목줄은 필수
김씨를 물어 사망하게 한 개는 '프렌치 불도그' 종(種)으로 몸무게 10~13㎏ 정도의 중형견이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모든 반려견은 외출 시 의무적으로 목줄을 착용하도록 돼 있다. 생후 3개월 이상 된 '맹견'은 목줄과 함께 입마개도 해야 한다. 맹견은 '도사견·아메리칸 핏불테리어·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스태퍼드셔 불 테리어·로트와일러와 그 잡종이며 그 밖에 사람을 공격하여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개'로 규정돼 있다. 이를 어길 경우 개 주인에게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 실제 위반 시엔 '동물보호법 시행령'에 따라 1차 적발 때 5만원, 2차 땐 7만원, 3차 땐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제대로 단속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목줄 착용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때로는 작은 개를 보고 피하는 사람에게 "웬 호들갑이냐"며 눈총을 주는 개 주인도 있다. 힘이 센 중·대형견의 경우 목줄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개가 달리기 시작할 경우 견주가 목줄을 놓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자동 목줄'의 경우 개의 행동반경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목줄이 최대 4~5m까지 늘어나도록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개가 순간적으로 사람 쪽으로 향할 경우 줄도 덩달아 늘어나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선일보> 손호영 기자 / 양승주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