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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주] 소주 1~3잔만 마시는 사람도 식도암 위험 1.5배 높아

소주 1~3잔 정도의 가벼운 음주도 식도암·위암 등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국내 성인 2000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런 위험은 흡연자일수록 두드러졌다. 일반적으로 소량의 술은 건강에 괜찮다는 인식이 있지만, 암 예방에는 '절주'보다 아예 '금주'하는 게 효과적임을 의미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된 20세 이상 성인 2332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5년여에 걸쳐 음주량과 소화기계 암(식도암·위암·대장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추적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1회 음주량에 따라 ▲비(非)음주자 ▲가벼운 음주자(하루 알코올 30g 미만 섭취) ▲과음자(알코올 30g 이상 섭취)로 나눴다. 알코올 30g 미만의 가벼운 음주는 소주로 치면 1~3잔에 해당한다. 가벼운 음주자가 전체의 38.8%로 과음자(7.7%)보다 많았다. 비음주자는 53.5%를 차지했다.

연구 결과, 조사 대상자 중 식도암은 9171명, 위암 13만5382명, 대장암 15만4970명이 각각 발생했다. 이들의 음주 습관과 연관해 살펴보니, "가벼운 음주자 그룹이 비음주자보다 전반적으로 암 발생 위험이 컸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식도암은 50%나 높았고, 대장암과 위암도 각각 12%, 5% 높았다.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10g(소주 1잔) 미만으로 극소량인 경우에도 비음주자보다 암 발생 위험이 크게 나왔다. 평상시 과음하는 사람은 식도암이 3.1배, 위암 1.2배, 대장암 1.3배 높았다. 음주와 상관성이 가장 큰 식도암의 경우 흡연까지 더해지면 발암 위험성이 대폭 증가했다. 담배를 피우면서 과음자이면 비흡연에 비음주 경우보다 식도암 발생 위험이 최대 5.6배에 달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많은 사람이 가벼운 음주가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 생각하기 쉽다"면서 "하지만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가 잘 작동하지 않는 유전자군이 많은 동양인과 한국인에게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