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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주] 갈치 大豊…새해 빛나듯 번쩍번쩍 광채

제주 서귀포항에 면한 서귀포수협 1층 위판장은 갈치 경매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도 평시 수준인 갈치 400여 상자가 들어와 중매인 20여 명이 입찰을 마치고 운송과 손질 작업이 시작됐다.

사위가 어둑한 새벽녘 가지런히 도열한 은갈치는 나무 상자 안에서도 번쩍번쩍 싱싱함을 넘어서는 금속성 광채를 뿜어내 '아름다웠다'. 중매인들이 사들인 갈치는 박스당 10㎏이 기본. 지정 구역으로 갈치상자를 옮기고 숙련된 직원들이 일일이 크기와 중량을 체크해 다듬어 스티로폼 상자에 넣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갈치를 운반할 4.5t 트럭도 대기 중이었다. 새벽 경매로 팔린 갈치는 이날 오후면 배나 비행기로 이동해 마트와 전통 시장 등에 도달한다.

경매는 기상 상황에 민감한 수산물 속성상 배 한 척만 있어도 진행돼 거의 쉬지 않는다. 1일만 휴장했다.

갈치는 어종 보호를 위해 그물이 아니라 낚시로 잡는 대표적 생선이다. 고급 어종인 갈치와 옥돔이 가장 많이 거래되는 곳이 바로 제주도 서귀포 수협이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갈치에 묵은지와 무, 감자를 넣고 고추장에 푹 고아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위판장 인근 수희식당 갈칫국은 비린내도 없어 뽀얀 하얀 살을 발라내고 칼칼한 국물까지 싹 비워낼 만했다.

갈치 대풍은 최근 해안 수온이 오른 데다 먹이가 되는 멸치 개체량이 급증한 덕분이다. 제주 어선은 채낚시 어법으로 갈치를 잡는데 최대 15개나 되는 낚싯바늘에 일일이 손질한 미끼를 끼우고 200m 이상 긴 낚싯줄을 엉키지 않게 멀리 던져야 한다. 하루 200번 넘게 낚시질을 하고 양승기(롤러)로 당겨 건진다. 성미 급한 생선에 속하는 갈치는 물에 나온 직후 죽는다. 1개월 이상 바다에 머물다 들어오는 어선은 갈치를 잡자마자 냉동한다.

현재 제주도 어장에서는 방어나 부시리도 일부 있지만 갈치가 압도적으로 많이 잡힌다. 갈치 어획량은 냉동의 경우 전년의 2배, 생물의 경우 1.5배 수준으로 많이 잡히며 가격도 낮아졌다. 연말 시세변동은 크지 않고 생물은 바로바로 소진되거나 일부를 손질해 냉동하면 설 선물용품이 된다.

서귀포수협 갈치 경매가는 지난해 12월 평균 10㎏당 냉동 11만원, 생물 17만원 선이다. 전년 동기 냉동 18만원, 생물 23만원에 비해 매력적인 가격이다. 이마트에서도 제주산 냉동갈치(300g) 5800원, 세네갈 수입해동갈치(500g) 9980원 선이다. g당 가격도 어느새 국산(19.3원)이 수입산(19.9원)보다 저렴해졌다. 수입산 갈치 비중이 2016년 19%까지 늘다 작년 하반기엔 9%대로 떨어져 2012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7월부터 제주산 생갈치 물량이 급증하고 저렴해지자 하반기 이마트 국산 갈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나 뛰었다.

갈치 전체 매출도 31% 증가했다.

<매일경제> 이한나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