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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4주] 신상 정보 술술 읊는 사기범… 젊은 여성들이 유독 잘 넘어가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20대 여성 A씨는 최근 검찰청 직원을 사칭한 사기범의 전화를 받았다. 사기범은 고압적인 태도로 "A씨 명의의 계좌가 불법 자금 사건에 연루돼, 오늘 조사를 받지 않으면 구치소에 수감될 수 있다"고 겁을 줬다. 사기범은 A씨에게 "계좌에 있는 돈이 불법 자금인지 확인해야 하므로 현금으로 출금해 전달하라"고 했다. 치밀하게도 사기범은 "은행 직원도 불법 자금 사건에 연루돼 있으니 은행 직원이 인출 목적을 물으면 신혼여행 자금이라고 말하고 달러로 환전해서 가져오라"고까지 했다. 이에 속은 A씨는 2400만원을 달러로 환전해 사기범에게 건네고 말았다.

최근 20·30대 젊은 여성을 표적으로 한 보이스피싱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4월 한 차례 소비자 경보 발령을 통해 주의를 촉구했음에도, 젊은 여성 피해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30대 여성이 수사기관이나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속아 피해를 본 금액이 2016년 1분기 21억원에서 작년 3분기 83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금감원은 "피해자들은 대부분 사회 초년생이기 때문에 사기범이 본인의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뿐만 아니라 직장 동료 이름까지 맞히는 경우 사기라고 의심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여성이 남성보다 사회 진출이 빨라 목돈을 모았을 가능성이 높다보니 사기범의 쉬운 표적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개인 정보가 유출되어 범죄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사기관이나 금감원 직원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전화를 받았을 땐 우선 전화를 끊고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로 전화해 확인해야 한다. 금감원은 "또한 증인소환장, 출석요구서 등 수사기관 및 금감원의 주요 공문서는 등기 우편으로 발송하므로 휴대폰으로 이런 문서를 보내줄 땐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선일보>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