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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주] "내차 아닌데 어때" 막 달리다 사고 치는 카셰어링

10년 전 자동차 운전면허를 땄지만 '장롱 면허'인 회사원 이모(30)씨는 연습을 하고 싶어도 자동차를 빌릴 곳이 마땅치 않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차를 하루 빌리자니 초보 운전이라 눈치가 보였다. 그의 선택은 카셰어링 서비스. 곳곳에 주차된 공유 차량을 최소 30분부터 10분 단위로 빌릴 수 있어 간편했다. 만 21세 이상, 운전면허 취득 1년이 지난 사람이면 누구나 빌릴 수 있어 조건도 까다롭지 않다. 이씨는 "사고를 내면 물어내야 하는 돈이 부담되긴 하지만 다른 차를 빌려 운전해도 그건 마찬가지라 눈치 보지 않고 빌릴 수 있는 카셰어링이 편하다"고 말했다.

카셰어링으로 차를 몰고 도로로 나온 운전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제주도 한 택시 기사는 "요즘 관광 온 젊은 사람들이 카셰어링으로 차를 많이 몰고 다니는데 급정거는 기본이고 운전이 서툰 경우가 많아 방어 운전이 필수"라고 말했다.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한밤중에 앞에 달리던 차의 전조등이 꺼져 있어 여러 차례 신호를 줬는데도 반응이 없어서 확인해보니 카셰어링 차량이었다"며 "전조등 미점등으로 신고했다'는 글도 있다.

지난해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카셰어링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이 20대(29.7％)와 30대(22.7％)다. 2016년 개인용 차량 운전자의 한 해 평균 대물배상 교통사고는 0.13건. 카셰어링의 경우 1.49건으로 약 11배나 높다. 렌터카 같은 기존 대여차(0.24건)와 비교해도 약 6배 높다. 카셰어링 대인배상 교통사고(0.43건)도 개인용(0.05건)과 대여차(0.09건)보다 매우 높게 나타났다.

사고가 잦은 위험한 운전자를 걸러낼 방법은 없을까. 현재 카셰어링 서비스 업체는 도로교통공단의 '운전면허 정보 자동 검증 시스템'을 통해 자격을 확인한다. 면허 여부와 종류는 파악할 수 있지만 사고 이력이나 운전 경력은 확인할 수 없다. 음주운전이나 뺑소니 사고 이력이 있는지, 무사고 운전자인지 분간할 수 없다.

카셰어링 운전자 불만도 있다. 차를 빌리기 쉽다는 건 짧은 시간에 불특정 다수가 여러 차례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 차량 관리와 정비 문제가 지적된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주요 카셰어링 업체 4곳의 30대 차량을 자동차관리법 정기 검사 항목으로 점검한 결과 7대(23.3％)가 1개 이상 항목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카셰어링 소비자 불만도 2014년 54건에서 지난해 151건으로 세 배가량 늘었다. 하승우 교통안전공단 교수는 "사용자와 업체 모두 관리에 소홀할 수 있기 때문에 공유 차량은 자동차 정기 검사 주기를 단축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이정구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