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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마지막 목돈' 퇴직연금, 어떻게 굴리시나요

그냥 묻어두면 안됩니다, 김부장은 5% 더 벌고있어요

근로자가 퇴직 후 노후를 대비해 가입하는 퇴직연금의 중심축이 점차 개인책임형(DC형)으로 옮겨가고 있다. DC형 퇴직연금은 회사가 직원 퇴직연금 계좌로 매년 한 달치 월급을 넣어주면 근로자 개인이 스스로 알아서 운용하는 연금제도다. 근로자가 퇴직할 때 회사가 일정 수준의 금액을 보장해주는 회사책임형(DB형) 퇴직연금과 차이가 있다. DB형은 오래 근무하고 연봉이 오를수록 퇴직연금 수령액이 많아지지만, DC형은 개인이 잘 굴리는 만큼 퇴직연금 수령액이 늘어난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 DC형 비중은 2012년 약 18%에서 지난해 25%로 증가했다.


◇기존 적립금은 안정적인 상품, 추가 적립금은 공격적인 상품에

그렇다면 개인이 운용을 책임져야 하는 DC형은 어떻게 굴려야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이 말하는 DC형 운용의 기본 전략은 다음과 같다. 그간 DB형으로 쌓인 적립금을 받은 게 있다면 이는 안정적인 채권형·채권혼합형 펀드, 원리금 보장 상품 등에 넣어두고, 이후 적립금은 DC형으로 바꿔 주식형 펀드처럼 다소 공격적인 상품에 적립해 추가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단, 이 전략은 우선 DB형을 DC형으로 바꿔야 한다.

또 근로자 개인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시장 상황은 변하는데 퇴직연금 운용에 신경을 끄면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3개월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적립 중인 퇴직연금 펀드를 점검하고 재조정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퇴직연금에 편입한 펀드는 일반적인 펀드보다 수수료가 낮아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데 부담도 덜하다. 특히 퇴직연금 내 적립식 펀드는 3개월 내에 다른 상품으로 바꿔도 별도로 환매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퇴직연금 5개이하 펀드에 나눠담아야

DC형 가입자 절반가량은 1개 상품에 퇴직금을 '올인' 하고 있었다. 이것도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지난해 기준 DC형 적립금의 78.7%는 예금 등 원리금 보장형으로 운용됐다. 대기성 자금 등을 제외하면 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한 비중은 16.7%에 그쳤다. 실적배당 상품마저도 수익률이 낮은 채권형·채권혼합형 상품에 치중됐다. 지난해 코스피가 21.76% 오르는 등 증시가 뜨거웠는데도 DC형 퇴직연금의 평균 수익률이 2%대에 머문 이유다.

전문가들은 DC형 퇴직연금을 5개 이내 상품에 분산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박진 NH투자증권 백세시대연구소 소장은 "시장에 대한 정보가 많은 투자자라면 퇴직연금의 절반 정도를, 그렇지 않은 투자자라면 3분의 1 정도를 해외 자산에 투자하라"고도 했다.

고용노동부 퇴직연금 홈페이지(www.moel.go.kr/pension)를 방문하면 금융회사별, 퇴직연금 형태별 수익률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은행, 증권, 보험사 수익률도 따져야

DC형 퇴직연금을 도입한 회사의 경우 보통 근로자에게 여러 개의 퇴직연금사업자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 퇴직연금 사업자는 40여 개사에 달한다. 회사별로 가입자 성향과 판매하는 펀드 종류가 다른 만큼, DC형 퇴직연금 수익률도 조금씩 다르다. 지난 5년간(2013~2017년) 수익률을 보면 신영증권(연평균 수익률 3.77%), 유안타증권(3.42%), IBK연금보험(3.22%), 신한생명(3.13%), NH투자증권(3.06%) 등에서 DC형 퇴직연금을 운용한 이들의 성과가 비교적 좋았다. 퇴직연금사업자별 연평균 수익률은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퇴직연금종합안내'(http://pension.fs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통 퇴직연금사업자는 분기별로 근로자별 퇴직연금 수익률 등의 자료와 포트폴리오 조정 추천 등의 자료를 제시한다.

조선일보 : 양모듬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